영화 '페이첵 Paycheck, 2003', 자신에게 닥친 미래를 본 벤 애플렉

영화 '페이첵'은 필립 K. 딕이 1953년 '이매지네이션'지에 발표한 같은 제목의 단편 소설을 2003년 오우삼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SF 액션 스릴러다. 필립 K. 딕의 소설 가운데 7번째로 영화화된 작품이며 오우삼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6번째이자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다.

가까운 미래의 미국. 천재 공학자 마이클(벤 애플렉)은 여러 기업의 첨단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데, 기밀유지를 위해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기억을 삭제한다. 그는 대학 동창이자 올콤의 CEO인 제임스(아론 에크하트)의 제안으로 다시 3년간의 거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데, 그 보수로 9,200만 달러가 넘는 주식을 받기로 한다.

3년 후 프로젝트를 끝내고 기억을 지운 마이클은 자신의 보수와 소지품을 보관 중인 레디 그랜트 어소시에이트를 찾아가지만 자신이 며칠 전에 주식 인수을 포기했다는 얘기를 듣고 대신 자신의 것이 아닌 20개의 소지품이 든 봉투만 받는다. 혼란에 빠진 마이클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올콤의 직원에게 미행을 당하고 난데없이 나타난 FBI 요원들에게 체포당한다.

FBI는 마이클이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정부의 기밀 기술과 관련된 것이며 올콤으로 기술을 팔아넘겼다고 추정되는 그 기술의 창안자 데커 박사가 살해되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마이클이 그 기술의 특허 신청 책임자라며 올콤에서 무슨 연구를 수행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이미 기억이 지워진 마이클에게는 그 일에 대한 기억이 없다.

'페이첵'은 같은 필립 K. 딕의 소설이 원작이면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비슷한 소재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비교되지만 오우삼은 자신만의 개성을 영화에 입혀놓았다. 현란한 스피드의 편집과 슬로 모션을 활용한 액션 스타일은 '페이첵'이 오우삼의 영화임을 알려준다. 또한 비둘기와 새장, 그리고 서로 총을 겨누고 선 등장인물들도 여전히 등장한다.

해외 관객과 평론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아주 영리한 영화라는 평과 오우삼의 스타일답지도 못한 평범한 영화라는 평이 공존하지만 대체로 부정적 평가가 좀 더 많다. 필립 K. 딕의 원작 소설은 기술이 발달한 미래 세계의 인간 실존에 대한 문제를 다루지만 이 영화는 주제의식보다는 오락적인 요소에 더 집중했다.

한편 극중에서 마이클은 원래 뉴욕 메츠의 팬으로 설정되어 있었으나 보스턴 레드삭스의 팬인 벤 애플렉이 오우삼 감독에게 부탁해서 바꿨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 속 마이클의 로또 당첨 번호는 17, 44, 4, 26, 37, 40이며 보너스 번호는 22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