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9 위도우메이커 K-19: The Widowmaker', 해리슨 포드와 리암 니슨의 핵잠수함 위기

'K-19 위도우메이커'는 '제로 다크 서티'와 '허트 로커'의 독보적 여성 감독 캐스린 비글로우가 연출한 2002년작 잠수함 재난영화다. 이 작품은 소련 해군 잠수함 분석가였던 피터 허치하우젠이 펴낸 책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그 책에는 '소련 핵잠수함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냉전시대에 벌어진 미국과 소련 사이의 무기개발 경쟁이 그 배경이다. 두 나라의 핵폭탄 개발 경쟁은 수소폭탄 개발 경쟁으로 옮겨가고 이는 다시 대륙간 탄도탄 개발 경쟁으로 이어졌다. 미국이 USS 조지 워싱턴 호라는 전략 핵탄도 미사일 잠수함을 만들자 소련도 부랴부랴 K-19호를 내놓았다.

1961년 소련 최초의 핵잠수함 K-19호는 보스트리코프(해리슨 포드) 함장이 부임하면서 첫 항해에 나선다. 보스트리코프는 부함장 플레닌(리암 니슨)과 승무원들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잠수함의 성능을 그 한계 수준까지 시험하고 결국에는 테스트 미사일의 발사에 성공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 원자로의 냉각기에 균열이 생겨 코어의 온도가 급속히 상승하는 재난이 발생하고, 온도를 낮추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핵폭발까지 예상되는 가운데 승무원들은 방사능 피폭의 위험에 노출된다.

'K-19 위도우메이커'는 1961년 7월 5일에 있었던 실제 사고를 소재로 삼았다. 잠수함에는 다양한 함급이 존재하는데 K-19은 호텔급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함급에 어울리지 않게 극중 K-19호의 별명은 위도우메이커(과부제조기)다. 건조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된 탓에 붙은 별명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실제로 K-19호에는 따로 별명이 없었고 원자로 사고 이후 '히로시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잠수함은 1961년 사고 때 20여 명의 승무원이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했고 1972년에도 화재로 28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위도우메이커라는 별명이 붙을 만하다.

한편 지난 2000년에는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 호가 베런츠 해에서 침몰해 118명의 승무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러시아는 서방 해군의 도움을 거절해서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2년 뒤에 공개된 이 영화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특히 함장과 부함장 간의 다툼이나 승무원의 음주, 잠수함 내 반란, 경찰이 사용하는 수갑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는데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것들은 영화의 극적 전개를 위해 각색된 요소들임을 알 수 있다.

'K-19 위도우메이커'는 평론가들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으며 제작비 1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올렸는데 러시아 측 배급사는 수익의 1퍼센트를 희생자 유족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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