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페이퍼맨 Paper Man, 2009', 제프 다니엘스와 엠마 스톤의 성장 스토리

영화 '페이퍼맨'은 배우 출신의 각본가이자 감독인 키에란 멀로니가 그의 아내인 미셸 멀로니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독립영화다. 키에란 멀로니와 미셸 멀로니 부부는 '셜록홈즈: 그림자 게임'의 공동 각본을 맡기도 했다.

책을 한 권 냈지만 무명이나 다름없는 중년의 소설가 리처드(제프 다니엘스)는 새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바쁜 외과의사 아내 클레어(리사 쿠드로) 곁을 잠시 떠나 롱아일랜드의 한적한 주택에 머문다.

리처드가 그곳에 온 이유는 소설의 소재가 된 히헨스라는 멸종된 새가 마지막으로 서식했던 캠프 히어로 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에게는 자신과 아내만 아는 비밀 친구가 있는데 그는 어린 시절 상상으로 만들어낸 친구 캡틴 엑셀런트(라이언 레이놀즈)로, 그와 늘 함께하면서 도움을 준다.

아내가 집으로 돌아가고 어린 아이들이나 타는 자전거를 몰고 마을로 내려온 리처드는 우연히 외로워 보이는 십대 소녀 애비(엠마 스톤)를 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린다.

리처드는 아이도 없으면서 애비에게 아르바이트 보모 일을 맡아 달라고 부탁하고 애비는 흔쾌히 제안을 수락한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애비에게는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닭똥' 같은 남자 친구 말고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낸 크리스토퍼(키에란 컬킨)뿐이다.

애비는 리처드와 약속한 시간에 그의 거처로 찾아오지만 그에게 아이가 없다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 리처드가 외출한 사이 애비를 따라온 크리스토퍼는 리처드가 이상한 사람이라며 그녀에게 어서 도망치라고 권하는데.

'페이퍼맨'은 나이와 성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처지의 외로움 속에 있는 인물들의 성장기다. 리처드는 소설 속의 멸종된 새 히헨스를 자신의 처지와 동일시하는데 애비도 리처드의 첫 소설에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리처드의 외로움을 읽는다.

리처드의 상상 속 슈퍼 히어로 친구 캡틴 엑설런트의 'E'는 리처드의 자아 즉 '에고'를 의미한다. 반전이라고 할 수도 있는 애비의 절친 크리스토퍼의 정체도 사실은 애비의 '에고'다. 크리스토퍼 역의 키에란 컬킨은 맥컬리 컬킨의 동생이기도 하다.

제목인 '페이퍼맨'은 자신이 무능하다는 뜻으로 리처드가 스스로를 비하할 때 쓰는 말인데 뜻밖에도 애비의 권유로 준비 중인 다음 소설의 제목으로 사용하게 된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캡틴 역은 큰 웃음을 주는데, 마치 '데드풀'의 프리퀄을 보는 듯하다.

LA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페이퍼맨'은 흥행에는 대실패했으나 화려한 CG가 유행하는 시대에도 이런 영화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당시 21살이던 엠마 스톤과 제프 나니엘스의 연기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만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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