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브레이커블 Unbreakable, 2000', 나이트 샤말란의 슈퍼 히어로 비긴즈

'언브레이커블'은 반전 플롯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식스 센스'로 단번에 전 세계 영화 관객을 사로잡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만들어낸 그만의 독창적인 슈퍼 히어로물이자 그 세계관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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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가 마블의 '루크 케이지'를 닮은, 강철 같은 자신의 초능력에 눈을 뜨는 주인공 데이빗 던 역을 맡았고 사무엘 L. 잭슨이 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를 일깨워주는 빌런 엘리야 프라이스 역을 맡았다. 두 인물의 이름은 엘리야 선지자가 다윗의 후손인 구세주의 길을 평탄케 하기 위해 다시 지상에 온다는 성경 이야기에서 가져왔다.

필라델피아 열차 탈선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데이빗 던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채 발견된다. 그는 대학 시절 촉망 받는 풋볼 스타였으나 자동차 사고 이후 운동을 그만두고 풋볼 경기장에서 경비원으로 일한다. 놀랍게도 그는 그 자동차 사고에서도 어느 한 군데 다치지 않고 멀쩡했지만 정신적 트라우마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운동을 포기한 것이다. 사실 그는 태어나서 다친 적도 아픈 적도 한 번 없는 강철인간이다.

한편 데이빗 던과 반대로 엘리야 프라이스는 처음부터 유리몸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면서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 슈퍼 히어로 코믹스에 탐닉한다. 그가 내린 결론은 자신 같은 인간이 있다면 자신과 반대되는 강철 인간도 존재할 것이며 그와 자신은 이어져 있고 그것이 자신의 존재 이유라는 가설이다.

엘리야는 자신의 가설대로 데이빗 던의 능력을 꿰뚫어보고 그의 잠재력을 일깨워 준다. 이후 데이빗 던은 자신의 능력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인범에게 감금된 남매를 구해줌으로써 영웅으로 향하는 한 발짝을 내딛는다. 이후 데이빗 던은 엘리야 프라이스와 친구가 되고자 하지만 그가 자신과 반대되는 인간을 찾기 위해 그동안 고의로 사고와 테러를 일으켰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경찰에 넘긴다. 그 결과 엘리야는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언브레이커블'은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으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전작인 '식스 센스'처럼 놀라운 반전을 기대했던 일부 관객들은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나이트 샤말란 감독 최고의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으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이 영화를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2011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슈퍼 히어로 무비 10편 가운데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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