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드 오브 머더 A Kind of Murder, 2016'의 결말은?

'카인드 오브 머더'는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4년에 펴낸 소설 'The Blunderer'(한국어판 제목은 '아내를 죽였습니까')를 원작으로 영드 '토치우드'의 감독 앤디 고다드가 연출한 느와르 풍의 범죄 스릴러 영화다. 

1960년대 뉴욕. 부유한 건축가이면서 탐정 소설을 쓰는 아마추어 작가인 월터 스택하우스(패트릭 윌슨)는 부동산 중개인 일을 하는 아름다운 아내 클라라(제시카 비엘)와 행복한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클라라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그를 늘 의심하는 것이다.

어느 날 월터는 신문에서 아내를 죽인 용의자로 의심받는 서점 주인 킴멜(에디 마산)의 기사를 읽는다. 킴멜은 완벽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지만 월터는 그가 진범임을 알아본다.

얼마 뒤 월터는 집에서 파티를 열고 재즈 가수인 엘리(헤일리 베넷)를 소개받는데 이를 본  클라라라는 둘 사이를 의심한다. 아내의 의부증에 지친 월터는 이혼을 결심하지만 클라라는 이혼을 거부하며 그에게 자신의 자살을 경고한다.

클라라가 위독한 어머니를 만나러 버스를 타고 말없이 떠나자 월터는 뒤늦게 따라가지만 버스 안에서도 중간 휴게소에서도 결국 그녀를 찾지 못하고 다음 날 그녀는 죽은 채로 발견된다. 코비 형사(빈센트 카세이저)는 킴멜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남편인 월터를 의심하는데.

'카인드 오브 머더'는 패트릭 윌슨이 연기한 월터 스택하우스가 진짜 아내를 죽인 범인인지, 또 아내의 죽음이 현실인지 아니면 상상 속의 이야기인지가 불확실하게 끝이 난다. 영화는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1960대를 느낄 수 있는 비주얼은 볼 만하지만 플롯은 혼란스럽다.

진짜 살인자 킴멜과 모방범으로 의심받는 용의자 월터의 관계나 그 사이를 파고드는 코비 형사의 추리에 논리적인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심증으로만 범인을 잡을 수 없듯이 이해할 수 없는 플롯과 캐릭터로는 관객을 충격에 빠트리는 그럴싸한 복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쓴 소설의 원제목은 'The Blunderer'로, '경솔한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라는 뜻이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치밀한 살인자 킴멜과 대비되어 여러 가지로 허술해 보이는 월터 스택하우스를 가리키는 이 제목은 치명적인 실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그를 범인으로 의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원작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들 중에서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캐릭터 구축은 뛰어나지만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플롯이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작에서 클라라의 죽음은 월터의 짓이 아니라 자살이며 월터가 죽였다는 것은 단지 그의 상상 속에서 나온 산물이다.

하지만 영화는 소설에 비해 결말이 모호하고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흥행에서 폭망한 이 영화에 대해 해외 평론가와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 미술 등에는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지루하고 단조로운 전개와 혼란스러운 플롯,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결말에 대해 혹평했다.

한편 클라라 역의 제시카 비엘은 남편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가진 첫 번째 아이를 임신한 채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그리고 재즈 싱어로 나오는 헤일리 베넷은 극중에서 'I can't escape from you'를 직접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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