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빈센트 Vincent, 2014' 현실적인 인디 슈퍼 히어로 토마스 살바도르

영화 '빈센트'는 프랑스 판타지 드라마로, 배우이자 감독인 토마스 살바도르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토마스 살바도르는 주인공 빈센트 역을 직접 연기했고 각본에도 참여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남자 빈센트(토마스 살바도르)는 교외의 시골 마을에서 친구 드리스(유세프 하이디)와 함께 평범한 건축 노동자로 일하면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산다. 다만 물을 좋아하는 까닭에 일이 없을 때면 언제나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런 빈센트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평소에는 힘이 약해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몸이 물과 접촉을 하면 괴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을 철저히 숨긴 빈센트는 호수에서 루시(비말라 폰스)를 우연히 만난 뒤 그녀와 서로 가까워진 뒤에야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빈센트는 폭력 사건에 휘말린 친구 드리스를 돕다가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는데.

'빈센트'는 겉으로는 평범하게, 아니 심지어 루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별한 힘을 가진 한 남자의 일상적이면서도 극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할리우드 장르물의 슈퍼 히어로를 기대하고 본다면 크게 실망할 영화이지만 슈퍼 히어로물을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창적인 드라마다. 슈퍼 히어로가 빌런과 싸우지 않을 때는 과연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상상을 누구나 한두 번씩은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빈센트'는 바로 그런 상상에 대한 답과 같은 영화다.

'빈센트는 규모가 작다'(Vincent n'a pas d'ecailles)라는 프랑스어 원제목처럼 영화는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 장르물을 전복하고 그 비현실성을 꼬집는 듯하다. 빈센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교외의 마을에서 미니멀한 일상을 살아간다. 자신의 힘을 내세우지도 않지만 주변에서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특별한 힘도 아무 때나 불러낼 수 있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힘을 쓰더라도 물속에서 돌고래처럼 헤엄친다든가, 맨손으로 동전을 구부린다든가, 공사장에서 시멘트 믹서기를 들어올린다든가 하는 소소한 것뿐이다. 결국 빈센트가 맞서 싸우는 빌런도 따지고 보면 자신이 가진 특별한 힘이다. 게다가 그 흔한 슈퍼 히어로 수트 한 벌도 없다. 그저 '스파이더맨'의 그 유명한 키스씬을 패러디한 장면이 있을 뿐이다.

영화는 보는 관점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지만 인물 중심의 영화가 보통 그러하듯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특별한 재미를 준다. 해외 평론가와 관객들은 낭만적이고 독창적인 감독의 연출력을 칭찬하면서 제임스 캐그니의 영화 같은 절정부의 추격 장면과 로케이션 장소인 프랑스 남부 베르동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잘 잡아낸 촬영을 호평했다. 한편, 토마스 살바도르 감독은 모든 초능력 씬을 CG없이 촬영했는데, 촬영기법은 비밀로 하고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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