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복요편 Journey to the West: Demon Chapter, 2017' 삼장법사 크리스와 손오공 임경신의 갈등

'서유복요편'(西游伏妖篇)은 전편 '서유기: 모험의 시작'의 감독이었던 주성치가 제작과 각본을 맡고 서극 감독이 공동 각본과 연출을 맡은 모험 판타지 코미디다. '복요'는 '요괴를 항복시키다'라는 뜻이다. 아래의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관련글  '서유기 : 모험의 시작 Journey to the West: Conquering the Demons, 2013' 삼장법사 문장과 퇴마사 서기

22개의 경전을 얻기 위해 서역으로 여행을 떠난 삼장법사(크리스)와 그를 지키는 손오공(임경신), 저팔계, 사오정. 그들은 겉으로는 함께하는 듯하지만 속마음은 여전히 서로를 불신하고 있다. 더우기 삼장법사는 손오공이 죽인 퇴마사 단소저(서기)를 잊지 못한다.

마을 장터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거미요괴 소굴에서 요괴를 없앤 그들은 비구국으로 간다. 그곳에서 황상을 모시는 공사(야오천)를 따라 황궁으로 들어가는데, 손오공은 요괴가 황상으로 가장하고 있음을 알고 그의 정체를 드러내 물리친다. 지하에 갇혀 있던 진짜 황상은 삼장법사 일행에게 한 소저(임윤)를 상으로 내리는데, 삼장법사는 그녀에게서 단소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서유복요편'은 주성치의 황당하면서도 기괴한 상상력과 한국의 CG 기술력이 더해져 인상적인 비주얼을 보여주지만 전작인 '서유기 : 모험의 시작'에 비해 플롯과 연출의 독창성이 부족하고 CG의 화려함에 더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주성치만의 독특한 만화적 상상력은 '쿵후 허슬' 이후로 계속 하향세를 걷는 듯한데, 주성치와 서극, 그리고 이사진이 함께 쓴 '서유복요편'의 각본은 별다른 복선이 없는 해결로 인해 관객에게 허탈한 결말을 안겨준다.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은 요괴인 공사의 궤계로 인해 서로를 불신하며 갈등하지만 뒤에 가서 그것은 궤계를 미리 알고 있던 그들이 스스로 벌인 연극이었음이 드러나는데, 이런 형식의 떡밥이 없는 반전의 플롯은 관객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종의 반칙이라 할 수 있는 게으른 해결 방식이다.

또한 세트나 미술, CG와 인물의 합성 등 비주얼이 뛰어나긴 하지만 동양적 요소가 아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서양풍의 이미지들을 차용한 것은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6,3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서유복요편'에 대해 해외 평론가와 팬들은 대체적으로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주성치와 서극의 협업에 점수를 주고 액션 시퀀스와 특수효과에 대해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빈약한 이야기와 설득력이 부족한 갈등 해결 방식, 그리고 CG 과잉에 대해 비판하면서 두 거장이 흥행만 의식한 점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

엔드 크레디트가 모두 끝난 뒤에는 블록버스터도 아닌 주제에 서극 감독과 주성치가 등장하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코믹 쿠키 영상이 들어 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