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월The Wall, 2017' 애런 존슨과 존 시나가 겪는 전장의 폐쇄 공포

영화 '더 월'은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더그 라이만 감독이 연출한 전쟁 스릴러 드라마다. 2014년도 블랙리스트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더 월'의 각본을 쓴 작가는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인 '마블 아이언 피스트' 시즌1의 대표 작가 드웨인 워렐이다.

미 육군 레인저 소속의 저격병 이삭(애런 존슨)과 매튜(존 시나)는 이라크 사막 파이프 라인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피격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다. 그들은 현장 근처에서 매복한 채 적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선임인 매튜가 홀로 현장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매튜는 곧 저격을 당해 쓰러지고 이삭이 그를 구하러 내려갔다가 역시 저격을 당한 뒤 폐허로 남아 있는 낮은 담벼락 뒤로 숨는다. 이삭은 본부에 지원을 요청하려 했지만 그가 매고 있던 무전기는 이미 총탄에 맞아 부서진 뒤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이삭이 가지고 있던 근거리 무전기에서 그들을 찾는 본부의 무선이 들리고 절망 속에 있던 이삭은 즉각 지원을 요청하는 답을 하지만 곧바로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3백만 달러의 예산으로 아마존 스튜디오가 제작한 '더 월'은 황량한 이라크 사막의 탁 트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주인공이 적 스나이퍼에 의해 꼼짝달싹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점에서는 '폰부스' 같은 일종의 밀실 스릴러에 가깝다.

관객을 옥죄어오는 두드러진 긴장감은 없지만 주인공이 적 스나이퍼와 서로 간을 보는 듯한 단순한 대화와 수싸움, 그리고 다음에 일어날 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몰입감을 높인다. 작가인 드웨인 워렐은 두 인물의 대화가 마치 뉴욕의 벤치에 앉아 체스를 두며 나누는 대화 같기를 바랬다고.

영화는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난 이후인 2007년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정치적인 하위 텍스트를 풀어놓기보다는 단순히 주인공과 적 스나이퍼 간의 대결에 집중한다. 하지만 해피엔딩이 아닌 모호하게 끝을 맺는 비관적 결말은 마치 이라크 전쟁의 모호한 성과를 꼬집는 듯하다. 원래의 시나리오는 적 스나이퍼가 죽고 아군이 구출되는 해피 엔딩이었다고 한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엇갈리는 편이다. 더그 라이만 감독이 작은 예산의 영화에서도 세심한 디테일을 살릴 줄 아는 연출력을 보여주었다는 호평이 있는가 하면 더 이상 이야기할 거리가 없는 이라크 전쟁을 들고나온 것이 근본적인 실수라는 비판도 있다.

한편 더그 라이만 감독은 '더 월'이 1996년작 '스윙어즈' 이래 첫 인디영화라면서 '본 아이덴티티'에서는 주인공과 적이 서로의 눈빛을 읽을 정도로 가까이서 싸우는데 반대로 이 영화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싸워야 하는 마음과 심리가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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