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우 Raw, 2016' 가렌스 마릴러의 새로운 식탐

영화 '로우'는 줄리아 듀코나우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프랑스 호러 스릴러다. 듀코나우 감독의 이 장편 데뷔작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을 때 충격적인 묘사로 인해 일부 관객이 기절하는 소동이 일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엄격한 채식주의 가정에서 자란 저스틴(가렌스 마릴러)은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수의과 대학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혼자 지내게 된다. 그 학교에는 이미 언니인 알렉시아(엘라 룸프)가 있지만 저스틴 역시 다른 신입생들처럼 혹독한 신고식을 피하진 못한다.

신고식 중에 억지로 토끼의 콩팥을 먹은 저스틴은 격심한 발진 증세를 겪은 뒤 갑작스럽게 고기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그 갈망은 인간의 살을 향해 나아가고 저스틴은 급기야 사고로 잘린 알렉시아의 손가락을 먹어버리고 만다.

영화 '로우'는 시체스영화제와 제라르메 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해외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현실적이고도 생생한 묘사는 관객들의 반응을 양쪽으로 갈라놓은 듯하다. 그래서 '놀라울 만큼 맛있었다'는 찬사와 '며칠 동안 구역질을 했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이 영화는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는 우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예컨대 극중에 나오는 혹독한 신고식은 대중을 생각없이 이끌어가는 제도화된 해악 또는 가부장제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줄리아 듀코나우 감독은 이에 맞서는 불량한 몸짓으로서 카니발리즘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차기작으로 연쇄살인범에 관한 작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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