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원더랜드 星ガ丘ワンダーランド, Lost and Found, 2015' 끝까지 알 수 없었던 엄마의 사정

'기억의 원더랜드'는 미스터리가 가미된 드라마로, 국제 광고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는 CF 감독 출신 야나기사와 쇼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다. 야나기사와 쇼 감독은 각본에도 참여했다. 제39회 몬트리올 영화제 공식 초청작.

호시가오카 전철역 분실물 보관소에서 일하는 하루토(나카무라 토모야)는 승객들이 잃어버린 물건을 정리하며 그 주인들에 대해 상상을 하곤 한다. 사람들은 쓸모없고 사소해도 추억이 담긴 물건을 되찾으려고 보관소에 들르기도 하지만 하루토가 애써 찾아준 물건들에 무심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루토가 잃어버린 물건에 집착하고 그 주인들을 상상하는 것은 그만의 상처 때문이다. 20년 전 엄마(기무라 요시노)가 자신과 형(아라이 히로후미), 그리고 아버지(마츠시게 유타카)를 버리고 떠난 것이다.

어느 날 역 근처에 있는 작은 놀이공원 '원더랜드'의 대관람차에서 엄마가 투신사망했다는 갑작스런 소식을 전해 들은 하루토는 엄마와 헤어지던 날의 기억을 더듬는다.

하지만 엄마와 헤어지기 전 '원더랜드'의 대관람차를 탔던 그날, 그곳에서 보았던 엄마의 새 남편의 딸 나나미(사사키 노조미)가 분실물 보관소에 찾아오면서 하루토는 자신의 기억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데.

'기억의 원더랜드'는 일본 최고의 CF 감독 야나기사와 쇼의 첫 연출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공개 이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작품이다. CF 감독 출신의 영화답게 아름다운 영상을 자랑하지만 인물들의 동기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억제한 플롯에다 분위기와 그림에만 치중한 느린 템포의 연출로 인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담지 못한 그저 그런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영화는 하루토의 엄마가 가족을 떠난 이유를 밝히기보다 엄마가 부재한, 남은 두 가족들의 슬픔과 치유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이 그녀가 가족을 떠나던 날 아들 하루토에게 일어났던 일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말은 다소 허무하고 억지스럽다.

일본의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화 출연진을 동원하고도 졸작을 만들었다며, '좋은 배우들을 낭비한 그림만 예쁜 작품', '빈약한 스토리와 이렇다 할 전개가 없는 작품',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어이없는 투신의 이유를 찾아 두 시간을 둘러온 느낌', '이야기를 즐기기보다는 영상을 즐긴 작품' 등의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한편 영어 제목 'Lost and Found'는 분실물 보관소라는 뜻이며 극중에서 하루토가 근무하는 장소이자 그의 처지와 심리를 비춰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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