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 컴스 앳 나잇 It Comes at Night, 2017' 제목의 의미는?

'잇 컴스 앳 나잇'은 미스터리 호러 영화로,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 감독이 각본과 연출, 그리고 공동 편집을 맡았으며 폴 역의 조엘 에저튼이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치명적 전염병으로 인해 황폐해진 가까운 미래의 세계. 폴(조엘 에저튼)과 아내 사라(카르멘 에조고), 그리고 아들 트래비스(캘빈 해리슨 주니어) 가족은 깊은 숲 속 외딴 곳에 있는 집에 숨어 산다. 폴은 자신의 장인이자 트래비스의 외할아버지인 버드가 전염병에 감염되어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그를 죽이고 시신을 불태운다.

어느 날, 윌(크리스토퍼 애봇)이라는 젊은 남자가 집 안에 침입하고 폴이 그를 사로잡는다. 윌이 그저 자신의 가족이 마실 물을 찾아서 왔음을 알게 된 폴은 그를 풀어주고 아내 킴(라일리 코프)과 어린 아들 앤드류를 데려와 집에서 함께 지내도록 해준다. 두 가족은 종말적 상황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평화롭게 공존하지만 트래비스가 기르던 개가 사라지면서 위기를 맞는데.

'잇 컴스 앳 나잇'은 종말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이면서 감정적으로 잔인한 심리 스릴러다. 사이가 소원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그 일에서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썼다는 슐츠 감독은 극중에 일어나는 사건이 세계적인 재앙의 축소판이라고 밝혔는데, 영화는 세상의 종말이 아닌 지금의 세계를 은유하기에도 충분한 상징성을 보여준다.

더불어 슐츠 감독은 이 영화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과 존 카사베츠 감독의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5백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이 작품은 북미에서 지금까지 1,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해외 평단은 대부분 '잇 컴스 앳 나잇'을 호평했다. 외부의 악한 존재를 등장시키지 않고 의심과 고립, 전염 같은 내재된 두려움을 전면에 내세워 상황과 분위기만으로 섬뜩함을 조성하고 숨가쁘게 몰입감을 높인다는 평가다. 특히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뛰어난 연기와 계산된 비주얼을 보여주는 촬영과 미술 그리고 음악이 인상적이라고.

한편 이 작품은 슐츠 감독의 말처럼 전형적인 호러 영화나 몬스터 무비가 아니라 사람에 관한 영화인 까닭에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실망감을 표시한 팬들 중에는 특히 영화의 제목과 관련해 '도대체 밤에 뭐가 온다는 말이냐?'고 묻는 이들이 많았다.

영화의 제목은 데살로니가 전서 5장 2절에 나오는 '주의 날이 밤에 도둑같이 이른다'(the day of the Lord will come like a thief in the night)는 성경 구절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즉 제목에서 말하는 '그것'(It)은 어느 특정한 존재가 아니라 '종말' 혹은 '종말적 상황'을 가리킨다고 하겠다. 그리고 영화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종말론적 그림은 16세기 네덜란드 화가인 대 피테르 브뢰헬이 1562년경에 그린 '죽음의 승리'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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