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풍운대전 荡寇风云, God of War, 2017' 척계광의 '갓 오브 워' 혹은 '탕구풍운'

영화 '풍운대전'은 중국의 항왜 영웅 척계광이 왜구를 토벌한 전쟁 이야기를 그린 중국 역사 액션물로, 진가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명나라 말기인 1557년 저장성에 왜구가 침입하자 젊은 장수 척계광(조문탁)은 유대유(홍금보)와 함께 적은 병력으로 그들과 맞서 싸운다. 얼마 뒤 유대유가 모함을 당하는 바람에 홀로 왜구와 싸우게 된 척계광은 1559년 의오의 농민들 중에서 의용군을 선발해 자신이 고안한 '원앙진' 진법을 훈련시키고 대나무 모양의 창 '낭선'을 개발한다.

1561년 쿠마사와(구라타 야스아키)가 이끄는 1만 명이 넘는 왜구가 절강의 대주에 상륙하자 척계광과 그의 군사는 원앙진 진법으로 대항해 그들을 격파한다. 결국 쿠마사와는 쇼군의 아들 야마가와(코이데 케이스케)를 탈출시킨 뒤 그 자신은 전사하고 만다.

'풍운대전'은 2,500만 달러(약 282억)의 제작비를 들인 민족주의적 역사 전쟁 서사시로,  명나라 말기의 장수 척계광이 왜구와 싸움을 벌인 기간 중 1557년부터 1561년까지를 압축해서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 개봉 일주일만에 100억 원이 넘는 수입을 거둬들였지만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중 3분의 2가 전투씬보다는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과 서브 플롯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실제 역사의 행간을 채우는 여러 가지 서브 플롯들이 정작 왜구와 전쟁을 벌이는 메인 플롯과는 무관한, 너무 많은 설명과 대화로 채워져 지루한 편이다. 특히 결말부의 전투씬을 위해 쌓아나간 척계광과 부인의 서브 플롯은 설명이 부족한 까닭에 완첸이 연기한 캐릭터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투 시퀀스가 시작되면 중국 무술영화답지 않은 꽤나 사실적이고 다양한 전투 장면들을 볼 수 있어 전반부만 보고 지루하다고 실망하기는 이르다. 전투씬에서 '원앙진' 진법을 사용한 전투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다른 검법을 보는 것도 재미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쌓아온 감정들로 자아내는 마지막 감동은 덤이다.

'풍운대전'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강력 추천한다', '적군인 일본을 모욕하지 않는 균형적 시선의 영화', '아시아 최고의 스케일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역사 서사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이야기', '후반부의 전투 장면이 눈부시다', '역동적인 촬영과 미술이 뛰어나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수행함에도 각본이 균형 잡혀 있다' 등의 호평이 많지만 '각본보다는 스타일이 좋은 영화', '장황한 역사물', '느린 템포의 지루한 영화', '허술한 짜임새의 플롯', '편집이 나쁘고 음악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 등의 부정적 반응도 보인다.

한편 1528년에 태어난 척계광은 1555년부터 항왜 활동을 시작해 1567년까지 왜구와 전투를 벌여 그들을 몰아낸다. 그 뒤에는 동북 지방 방위를 맡았고 1588년에 사망했다. 척계광은 '원앙진'을 기록한 '기효신서' 등의 병서를 남겼는데, '원앙진'은 긴칼과 화살, 조총을 사용하는 왜구와 근접전을 치르기 위해 고안한 진법으로, 일종의 방패를 든 등패수(유인), 낭선수(저지), 장창수(반격), 삼지창과 화전을 든 당파수(후방과 측면 경계)의 순서로 12명의 병사를 좌우에 세웠다. 짝을 찾는 원앙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원앙진'으로 불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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