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에게 생긴 일 I Don't Feel at Home in This World Anymore, 2017' 도둑맞은 물건을 찾으려는 멜라니 린스키

'루스에게 생긴 일'은 마콘 블레어 감독이 연출하고 인디 영화계에서 주로 활동해온 멜라니 린스키가 주연을 맡은 다크 코미디 영화다. 배우이자 각본가이기도 한 마콘 블레어는 이 작품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루스(멜라니 린스키)는 배려가 몸에 밴 여성이지만 그녀의 하루는 온통 남에게 무신경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병원 환자는 인종차별 발언을 마구 내뱉고, 마트에서는 계산대 순서가 무시되며, 자동차는 보행자보다 후진이 우선이고, 그녀의 앞뜰에는 개주인이 외면하고 간 개똥이 있다.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혼자 사는 루스의 집을 침범한 도둑들이다. 루스는 흐트러진 집 안에서 자신의 노트북과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은식기 세트가 사라졌음을 발견한다. 하지만 경찰은 루스가 입은 피해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루스는 GPS 앱에 도둑맞은 노트북의 위치가 표시되자 개똥 문제로 안면을 익힌 이웃 토니(일라이저 우드)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 결과 표창과 쌍절곤을 앞세운 토니와 함께 노트북을 되찾았으나 노트북 소유자는 그것을 중고가게에서 샀다고 밝힌다. 이에 루스는 도둑들이 물건을 팔아넘긴 그 가게를 찾아가기로 마음먹는데.

'루스에게 생긴 일'은 제33회 선댄스영화제 미국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친절하지 못한 세상 속에서 조용하고 평범한 여주인공이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탐정 이야기의 플롯으로 담아냈다. 후반부의 웃기면서도 고어한 난장판이 압권이지만 인상적인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나쁘지 않다. 해외 팬들도 '기대하지 않은 신선함', '위트 넘치는 블랙 코미디', '넷플릭스의 숨은 보석' 같은 호의적 반응이 많았다.

마콘 블레어 감독은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 노트북을 잃어버린 자신의 실제 경험이 이 영화에 반영되었다고 밝혔다. 극중 술집에서 루스가 읽는 책의 스포일러를 말해버리는 남자로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한 그는 연출 기회가 다시는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신이 평소에 좋아했던 모든 영화들을 우겨넣는 심정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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