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필러스 Peelers, 2016' 제목의 의미는?

영화 '필러스'는 캐나다 호러 코미디물로, 세베 쉘레쯔 감독이 연출을 담당했고 각본과 제작에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광산 인근의 조그만 마을에 있는 스트립 클럽. 비밀스런 과거를 지닌 스트리퍼 출신의 여장부 주인인 블루 진(렌 워커)은 지역 개발로 인해 철거를 눈앞에 둔 그 클럽에서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 영업을 시작한다.

잠시 후 근처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석유를 발견한 것을 축하하려고 클럽에 들어오는데, 그들이 석유라고 생각한 검은 액체는 사실 사람들을 폭력적이고 미치게 만드는 화학물질이다. 검은 액체에 감염된 남자들은 차례로 미쳐가면서 클럽 안에 있는 손님과 스트리퍼, 종업원들을 난도질하고 죽인다.

이후 블루 진과 의붓 아들 로건(메디슨 J. 루스), 클럽의 가드인 레미(카즈 오딘 다코), 그리고 스트리퍼인 프랭키(모모나 코마가타)와 카를라(크리스티 피터스)만 겨우 살아남아 오일 좀비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데, 블루 진과 검은 액체에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 숨어 있다.

영화 '필러스'는 저예산의 B급 스플래터 고어(Splatter Gore) 코미디물로서 스트립 클럽이라는 폐쇄공간에서 벌어지는 유사 좀비물이다. B급 공포물의 미덕이라면 금기를 넘어서는 기괴한 상상력, 장르의 혼합과 장르 규칙의 비틀기에서 나오는 자유로움인데, '필러스'는 그런 미덕을 나름대로 살려나가는 편이다.

살인 장면들은 고어하고 여성 캐릭터들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스트립 쇼 장면들은 선정적이기보다는 예상 밖으로 기괴하고 코믹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면이 있고, 결말부에 짜임새 있는 반전이 준비되어 있긴 하지만 플롯과 대사는 B급답게 조잡하고 엉성하다. 하위 장르의 팬이 아니라면 극도로 싫어할지도 모르는 영화다.

'필러스'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은 영화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데 '즐거운 공포 코미디 영화', '장르의 규칙을 비트는 매력적인 인디 영화', '놀라운 재미와 멋진 특수효과를 보여준다', '장르 팬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연상케 한다'는 등의 긍정적 반응들과 함께 '싸구려 스릴과 공포', '조잡하고 미숙한 코미디', '너무 많은 무의미한 누드 장면이 이야기 진행을 방해한다' 같은 혹평들이 있다.

세베 쉘레쯔 감독과 제작에도 참여한 시나리오 작가 리사 드비타는 모두 엄청난 야구 팬이어서 영화 속 장면 곳곳에 야구와 관련된 장면과 소품들을 채워놓았다. 또 클럽에서 일하는 주요 배역을 야구팀과 같은 9명으로 구성했으며 블루 진이 쓴 붉은 색 야구모자의 '로드킬'은 감독과 작가가 함께 속해 있는 실제 야구팀 이름이라고.

엔드 크레디트 중간에는 스트립 클럽의 이름이 만들어진 계기를 보여주는 긴 부가 영상이 있고 엔드 크레디트가 전부 끝난 뒤 피묻은 야구 방망이를 쥐는 손이 나오는 짧은 쿠키 영상이 있는데, 그 손은 감독인 세베 쉘레쯔의 손이라고.

한편 영화의 제목에 쓰인 'peeler'라는 단어는 미국 속어로는 스트리퍼를, 옛날 영국 속어로는 경찰관을 뜻한다. 따라서 '필러스'는 주인공 블루 진과 스트리퍼들을 가리키는 제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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