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프란시스코 El hombre de las mil caras, The Man with Thousand Faces, 2016' 더 맨 위드 싸우전 페이시스

'천의 얼굴 프란시스코'(더 맨 위드 싸우전 페이시스)는 프란시스코 파이사의 실화를 그린 알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의 스페인 범죄 영화로, 마누엘 세르단이 쓴 '파이사: 천의 얼굴을 가진 첩자'가 바탕이 되었다.

스페인 국가안보부의 비밀 작전을 도와온 프란시스코 파이사(에두아르드 페르난데즈). 흔히 파코라고 불리는 그는 국가안보부의 ETA(바스크 분리 독립 운동 세력) 진압에 큰 역할을 했지만 약속된 돈을 받기는커녕 역으로 음해를 당해 5년 동안 스페인을 떠나게 된다.

1994년 파코가 스페인으로 돌아왔을 때는 모든 자산이 압류당해 최악의 재정 상황에 처해 있고 아내와의 관계도 파탄이 난다.

그런데 때마침 스페인 경찰 국장 출신의 루이스 롤단(카를로스 산토스)에게서 연락이 온다. 거액의 나랏돈을 횡령한 그는 안전한 도피를 도와달라고 파코를 찾은 것이다.

이에 파코는 루이스와 그의 부인 누네스를 프랑스로 도피시키고 그들이 가진 돈을 세탁해준다. 하지만 파코의 속내는 그 기회를 통해 스페인 정부에게 제대로 한 방을 먹이려는 것인데.

'천의 얼굴 프란시스코'의 이야기는 놀라운 실화다. 스페인 정부에게 이용당하고 버림 받은 개인이 국제 무대를 활동 영역으로 삼아 정부와 경찰을 속이고 부패 경찰의 돈을 빼돌린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물론 영화는 일부 내용이 각색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영화의 이야기는 프란시스코 파이사를 돕는 비행기 조종사 헤수스 카모에스(호세 코로나도)의 내레이션을 통해 풀어나가는데 원래는 이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의 서브 플롯이 있었으나 삭제되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극의 초반에 파코라는 인물과 그의 이력, 그리고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한 설명이 극히 간략하고 빠르게 소개되는 까닭에 사전 정보 없이는 이야기를 금방 따라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평론가는 영화가 파코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지 못한 탓에 천의 얼굴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얼굴 없는 인물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전 지식이 있는 스페인 관객들은 대체로 반전과 스타일이 살아 있는 스릴러라며 호평했다.

한편 1998년 태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알려진 프란시스코 파이사는 몇 년 뒤 언론 인터뷰에 등장해 자신의 죽음이 와전된 것이라면서 총격전에 얽혔다거나 의식불명 상태로 수개월을 보냈다는 등의 해명을 하기도 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