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인 더 퍼시픽 蒸發太平洋 Lost in the Pacific, 2016' 쉐프 브랜든 루스의 비밀

'로스트 인 더 퍼시픽'은 중미 합작 SF 어드벤처 스릴러로, 빈센트 저우 감독이 연출을 맡고 각본과 제작에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브랜든 루스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대부분의 대사를 영어로 하는 최초의 중국 장편영화로 알려졌다.

2020년, 오션 항공의 사활을 건 최첨단 대형 여객기 A390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홍콩으로 첫 비행에 나선다. 오션 항공의 소유주 게리(러셀 왕)와 억만장자 투자자, 유명 팝가수와 배우, 한국인 첼리스트 그리고 스포츠 스타와 기자 등 VIP들을 태운 비행기는 태평양 상공을 지나던 중 폭풍우를 만나 가장 가까운 포춘 아일랜드에 비상 착륙한다.

포춘 아일랜드는 과거에 미군기지였다가 지금은 폐쇄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섬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곳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존재한다. 비행기에서 잠시 내렸던 기장과 카메라맨이 죽고 여기자 미아(장몽첩)는 괴물들에게 쫓기다가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두 무장 군인에게 구출된다.

비행기는 기장 대신 부기장 루오신(장우기)이 조종을 맡아 다시 비행을 시작하지만 기내 쉐프인 마이크(브랜든 루스)는 두 군인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던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비행기 안의 사람들이 차례로 죽어나가는데.

빈센트 저우 감독은 전작인 '라스트 플라이트' 때도 할리우드 배우인 에드 웨스트윅을 주인공 삼아 비슷한 스토리의 중국 제작 영화를 만들었다. 그의 목표는 마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모방하는 데서 더 나아가 블록버스터들을 흉내내고 짜집기한 모크버스터 장르의 중국 대표 감독이 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대략 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로스트 인 더 퍼시픽'은 각본이 비논리적이고 날림인데다 연출은 디테일이 없다. 플롯에서는 필요 없는 백스토리 소개 등 조연들의 비중이 너무 많고 그로 인해 스토리에 응집력이 떨어진다.

사실상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브랜든 루스는 트라우마를 가진 대테러 군인 출신의 요리사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시작되고 약 3,40분 뒤에나 나오는데다 주인공치고는 분량이 다소 적다. 브랜든 루스의 열혈 팬이 아니라면 시간이 아까울 영화.

한편 엔드 크레디트 중간에 탈출 헬기 밑에 숨어든 돌연변이 괴물 고양이를 보여주는 부가 영상이 들어있다. CGI는 한국 회사에서 맡았으며, 극중에 눈먼 한국인 첼리스트 김우남이 나오는데 그 역할은 중국인 배우 루시유가 맡았다.

'로스트 인 더 퍼시픽'에 대해 해외 평단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비슷한 이야기에다 똑같이 돌연변이 고양이들이 나오는 '라스트 플라이트'가 흥행에 크게 실패했는데도 평균 이하의 아마추어 같은 솜씨를 보여준 빈센트 저우 감독은 전작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팬들의 반응도 혹평이 더 많았다. '개똥 같은, 한 마디로 볼 가치가 없는 영화', '배우들 사이에 아무런 조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다가 완전히 넋을 잃었다', '우스꽝스러운 옛날 CG', '중국인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브랜든 루스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했을까', '장우기는 이해할 수 없는 영어를 구사한다', '브랜든 루스가 요리사라니 '언더 시즈'의 스티븐 시걸 흉내 내기인가', '괴물이 우습다', '중국 영화 산업의 창피한 실수' 등의 부정적인 의견들과 함께 '독창적이진 않지만 SF, 호러 장르팬이라면 좋아할 영화', '걸작은 아니지만 나는 이 영화의 희한한 분위기가 좋다',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 나름 볼 만하다' 등의 호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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