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운드 The Sound, 2017' 트라우마에 갖힌 로즈 맥고완의 심리 스릴러

'더 사운드'는 캐나다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작가이자 제작자,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로서 많은 활동을 해온 제나 매티슨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그녀의 감독 데뷔작이다.

켈리(로즈 맥고완)는 음향 물리학 전문가로서 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는 유명한 블로거다. 회의론자인 그녀가 하는 일은 주로 유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촉각적 소리인 저주파 음의 위험성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을 보통 귀신으로 착각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날 자신의 SNS에 토론토의 '로워 베이' 역에서 귀신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들어오자 켈리는 남편 이선(리처드 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토론토로 떠난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로워 베이 역의 깊숙한 곳을 돌아보다가 시신 한 구를 발견한다.

켈리의 신고로 경찰과 리처즈 형사(마이클 에크런드)가 출동하지만 뜻밖에도 시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허위 신고라고 여긴 경찰이 그냥 돌아가고 난 뒤 켈리는 그곳에서 전구를 교체하던 시설 관리자 클린턴(크리스토퍼 로이드)을 만나 '로워 베이' 역이 무연고자들의 묘지 위에 지어졌으며 한 정신병원과 연결된다는 얘기를 듣는다.

'더 사운드'는 공포와 심리 스릴러가 결합된 작품으로, 초자연적 현상과 주인공 켈리의 개인적 트라우마가 섞인 플롯을 가지고 있다. 제나 매티슨 감독은 10여 년 전,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어 한쪽 청력을 잃고 마비 증상을 앓았는데, 그 일로 인해 삶에 대한 시각이 크게 바뀌고 더 영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6년간 수술과 재활에 힘써 다시 복귀할 수 있었는데, 그 당시에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그러나 그 안에 자신의 경험을 담진 않았다고.

'플래닛 테러', '데쓰 프루프', '그라인드 하우스' 등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켈리 역의 로즈 맥고완 역시 2007년에 일어난 교통사고로 얼굴과 팔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여러 차례의 성형 및 외과수술을 받기도 했다.

영화는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서프라이즈'는 없지만 촉각적 소리로 유령의 존재 유무를 밝힌다는 설정과 심리적 긴장감을 주는 전개는 신선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플롯의 복선과 회수, 감춰진 음모와 백스토리는 느슨하고 진부하다. 특히 리처즈 형사의 동기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저예산으로 영화의 대부분을 어두운 지하에서 촬영했는데, 그 때문에 관객은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저주파와 공포스런 긴장감을 표현하기 위해 화면 전반에 깔리는 사운드 디자인도 흥미롭지만 딱 거기까지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인데, '전개가 느리고 플롯이 단순하다', '독창성과 상상력이 부족하다', '설정은 좋지만 공포는 용두사미로 끝난다', '분위기는 있지만 지루하고 무의미하다', '모호한 공포, 한 방이 없다', '심령 조사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신 병원이 배경인 이야기는 셀 수 없이 많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한편 켈리는 저주파 음인 '촉각적 소리'의 세기로 초자연적 존재의 유무를 밝힐 수 있는다는 가설을 세운다. '촉각적 소리'란 일종의 진동으로 느껴지는 소리로, 지하철 역에서 열차가 들어오기 전에 진동에 의한 촉각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로워 베이' 역은 토론토의 도심에 실제로 존재하는 역으로, 유령이 출몰한다는 루머 때문이 아니라 설계상의 오류로 1966년 개통 이후 약 6개월만 사용되다가 폐쇄되었고 지금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미믹', '맥스 페인', '토탈 리콜(2012)', '레지던트 이블 5: 최후의 심판'을 포함한 수많은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이 역에서 촬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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