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9/11'(Nine Eleven, 2017) 무역센터 엘리베이터에 갇힌 찰리 쉰의 구일일

영화 '9/11'은 지난 2001년에 있었던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 참사가 배경인 드라마다. 패트릭 제임스 카슨의 희곡 '엘리베이터'(Elevator)가 원작으로, 마틴 귀귀 감독이 연출을 맡고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세계무역센터 노스 타워. 시설 담당 직원 에디(루이스 구즈만)가 들어선 엘리베이터에는 이혼을 앞둔 억만장자 제프리(찰리 쉰)와 이브(지나 거손) 부부, 귀여운 딸을 둔 자전거 메신저 마이클(우드 해리스), 그리고 유부남과 몰래 만나는 중인 러시아 여인 티나(올가 폰다)가 타고 있다.

그 다섯 사람은 테러범에게 탈취당한 여객기가 빌딩을 들이받으면서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고 만다. 외부와의 연락이 힘든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은 인터콤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관리 담당 멧시(우피 골드버그)뿐이다. 각각의 사연을 지닌 그들은 테러의 여파로 인해 빌딩이 무너지기 전에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원작자 패트릭 제임스 카슨은 처음에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영화 시나리오를 썼고 나중에 희곡으로 다시 썼다고 한다. 2011년에 처음 무대에 오른 그 연극은 미국인들이 떠올리기조차 싫어하는, 9.11이라는 비극 속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을 하나로 묶으려 애쓴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영화 '9/11'에 대한 해외 평단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특히 극중에서 실제 영상을 푸티지 형식으로 수차례 활용함으로써 비극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과 함께 예술을 가장한 싸구려 재난 영화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게다가 마틴 귀귀 감독은 9.11사태를 다룬 다른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휴머니티를 무시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World Trade Center, 2006)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플라이트 93'(United 93, 2006)에는 휴머니티가 없다는 뜻이냐며 반발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나마 이 영화의 유일한 위안거리라는 평가지만 찰리 쉰과 우피 골드버그는 미스캐스팅 소리를 듣기도 했다. 찰리 쉰은 지난 2006년, 9.11사태 당시 무역센터 건물들이 폭약에 의해 계획적으로 붕괴되었다는 음모론에 공개적으로 동의하기도 했는데 이번 영화를 앞두고는 그 주장을 노골적으로 내세우진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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