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비콘 Suburbicon, 2017' 맷 데이먼이 사는 백인 마을의 탐욕과 차별

'서버비콘'은 원래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 형제 감독이 1986년 무렵에 처음 썼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배우이자 감독인 조지 클루니가 연출을 맡아 스크린에 옮긴 블랙 코미디 영화다.

1959년 백인들만 사는 평화로운 동네 서버비콘에 마이어스라는 흑인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주민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평범한 가정의 가장인 가드너(맷 데이먼)는 어느 날 밤 자신의 집에 침범한 두 강도에게 아내 로즈를 잃는다.

로즈의 빈 자리를 채운 것은 그녀의 쌍둥이 여동생 마가렛(줄리안 무어)이다. 그런데 마가렛은 가드너의 어린 아들 니키(노아 주프)를 돌봐주러 왔지만 이미 가드너와는 형부와 처제 관계 이상으로 가깝다. 게다가 가드너는 로즈가 죽은 직후 그녀 앞으로 들어놓은 보험금을 청구했다.

알고 보니 로즈의 죽음은 가드너가 청부한 것인데 가드너에게 아직 돈을 받지 못한 두 강도는 다시 그의 집에 침입해 마가렛과 니키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그날 밤 흑인 가정 마이어스의 집 앞에서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난동이 일어난다.

'서버비콘'은 조지 클루니가 연출을 맡은 여섯 번째 장편영화다. 그는 자신이 연출한 영화들에 출연까지 겸해 왔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출연하지 않았다. 백인 동네에 흑인 가족이 이사를 와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는 극중 내용은 1957년 펜실베이니아에서 있었던 실화에서 따온 것이다.

조지 클루니가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미국 사회가 소수인종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또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운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해외 평단과 팬들은 '서버비콘'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과 돈을 숭배하는 사회에 대한 풍자, 그리고 살인에 얽힌 미스터리를 골고루 선보이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평가다. 팬들 중에서도 스토리가 예측 가능한데다 풍자가 지나치게 노골적인 점이 흠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흥행 성적도 제작비 2,500만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1천만 달러의 수입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한편 이 영화에는 원래 조슈 브롤린이 야구 감독 역으로 출연했으나 그가 등장하는 장면이 웃겨서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라 최종 편집본에서는 삭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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