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집의 한 송이 꽃 I Am the Pretty Thing That Lives in the House, 2016' 루스 윌슨이 떠나지 못한 집

'저주받은 집의 한 송이 꽃'은 오즈 퍼킨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공포 영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필름인 이 작품은 미드 '루터' 시리즈와 '디 어페어' 시리즈에서 얼굴을 알린 루스 윌슨이 주연을 맡았다.

입주 호스피스 간호사인 릴리(루스 윌슨)는 시골 지역의 오래된 고택에 도착한다. 그 집의 주인은 공포소설을 써온 작가 아이리스 블룸(폴라 프렌티스)으로, 현재는 치매에 걸려 삶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블룸 여사가 자신을 자꾸만 폴리라고 부르는 것에 의문을 품었던 릴리는 폴리가 블룸 여사의 소설책 '벽 속의 여인'에 나오는 주인공임을 알게 된다. 그러고는 벽 한쪽에 생기는 곰팡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벽장에 숨겨진 상자 하나를 발견한다.

그 상자의 겉에는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인 줄 알았던 폴리의 이름이 적혀 있다. 블룸 여사는 독자에게 일러주는 글에서 자신이 '벽 속의 여인'을 쓴 것이 아니라 폴리 파슨즈의 얘기를 받아적은 것이라고 털어놓았는데.

소설의 한 대목 같은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저주받은 집의 한 송이 꽃'에 대해 한 평론가는 '영화의 형태를 띤 고딕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문학적 향취를 느끼게 하는 이 색다른 작품은 관객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들이나 잔인함으로 무장한 다른 공포영화들과 달리 유령이 사는 집의 으스스함을 느리고 미니멀한 스타일로 전달하고 있다. 때문에 무섭고 자극적인 공포물을 기대하는 관객은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오즈 퍼킨스 감독은 데뷔작 '페브러리'를 만들 때 제작사에서 제목을 마음대로 바꾸는 바람에 실망한 적이 있었는데, 넷플릭스는 아무런 간섭 없이 제작비를 지원해준 덕분에 그의 이 두 번째 장편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오즈 퍼킨스 감독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연출한 '싸이코'(1960)의 주연배우 안소니 퍼킨스의 아들이다. 아버지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퍼킨스 감독은 '저주받은 집의 한 송이 꽃'에 관한 아이디어도 과거에 아버지가 샀던 고택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나오는 '내게 오래된 집을 준 A.P.에게 바친다'는 헌사의 A.P.는 곧 그의 아버지 안소니 퍼킨스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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