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태양 아래 Under the Sun', 북한판 트루먼 쇼

영화 '태양 아래'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로, 북한과 러시아뿐 아니라 독일, 체코, 라트비아가 제작에 참여했다. 

북한에 늘 관심이 있었던 만스키 감독은 북한 당국자들이 쓴 각본에 따라 촬영을 진행하기로 하고 평양에 사는 이진미라는 이름의 평범한 8살 북한소녀가 조선소년단에 입단해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의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지만 촬영팀을 따라다니는 감시자들이 촬영 과정에 개입해 '연출'을 계속하면서 카메라에는 거짓 현실만 담기게 되었다. 이에 만스키 감독은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계속해서 카메라를 돌렸다고 한다. 말하자면 거짓 다큐멘터리를 찍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셈이다.

이 영화가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영화제 등에서 공개되었을 때 북한 당국은 상영 중지를 요청하는 등의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그러자 영화를 지원했던 러시아 정치인들도 이 프로젝트와 얽히는 것을 꺼려했다고.

이 영화가 북한 감시자들의 검열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화장실에 들어간 스태프가 촬영분을 메모리 카드에 몰래 옮긴 덕분이었다는데 민스키 감독은 지금도 북한 당국이 어떤 이유로 당시에 북한 내에서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허락했는지 정확히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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