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림스톤 Brimstone, 2016' 제목의 의미는?

영화 '브림스톤'은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이자 감독인 마틴 쿨호벤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러닝타임 149분에 달하는 서사시적 미스터리 드라마다. 웨스턴 장르의 하나로도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6개국이 합작한 작품이며 촬영도 미국이 아니라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 진행되었다.

혀가 잘려 말을 못 하지만 자상한 남편과 함께 아들과 딸을 하나씩 둔 평범한 가정의 리즈(다코타 패닝)는 마을의 산파로서 임신부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새 목사(가이 피어스)가 부임하면서 리즈에게 불행이 닥쳐온다. 악마 같은 목사는 리즈의 가족을 파멸로 이끌어가고 리즈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목사가 그토록 리즈를 쫓는 데는 그들의 숨겨진 어두운 과거가 존재한다.

'브림스톤'은 미국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피에 젖은 복수를 그리고 있지만 서부 활극은 아니며 병적으로 가학적인 목사와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네덜란드 출신 의붓딸의 끔찍한 악연을 그리고 있다.

2시간 28분에 달하는 이 긴 드라마는 성경에서 빌려 온, 계시(Revelatin), 탈출(Exodus), 기원(Genesis), 응징(Retribution)이라는 제목의 네 장으로 나뉘어져 시간의 역순으로 그들의 비극적이고도 폭력에 갇힌 일생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제목 'Brimstone'은 성경에서 말하는 유황, 지옥불을 의미한다.

조안나 역을 맡은 다코타 패닝과 그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에밀리아 존스의 열연도 돋보이지만 가이 피어스가 연기하는 목사는 아무리 벗어나려 애를 써도 벗어날 수 없는, 마치 공포 영화의 악마와 같이 의붓딸인 리즈와 관객들의 숨통을 끝모르게 조여온다.

목사로부터 겨우 벗어났지만 결국 비극적 죽음을 맞이하는 리즈의 플롯은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구도나 페미니즘적인 시각이 아니라 선악이 불분명한 불가항력적인 운명의 굴레와 그에 맞서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은유하는 듯하다. 그러나 영화의 만듦새는 준수하지만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을 위한 동기나 삶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정키 XL이 맡은 음악은 영화의 서사시적인 이야기와 분위기를 더욱 부각시켜 준다. 마틴 쿨호벤 감독은 이 작품을 7년에 걸쳐 제작했는데 제작비 조달에 대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를 얻기까지했다고 한다. 영화는 유럽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은 반면 미국에서는 자극적이고 과장되었다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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