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브 바이 나이트 Live by Night, 2016' 벤 애플렉 판 대부이자 스카페이스

'리브 바이 나이트'는 2013년 에드거 상을 수상한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 원작을 벤 애플렉이 각색하고 연출과 제작까지 겸한 갱스터 무비다. 벤 애플렉은 '가라, 아이야, 가라' 이후 두 번째로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을 스크린에 옮겼는데 이 작품은 그의 네 번째 연출작이다.

1920년대 금주법 시대의 뉴욕. 보스턴의 경찰 수장 대니 커글린(브렌단 글리슨)의 막내 아들 조 커글린(벤 애플렉)은 1차 대전에 참전해서 살아 돌아온 뒤 법과 규칙을 따르며 살지 않기로 결심한다. 전쟁에서 무수한 죽음을 목격한 그는 세상의 규칙이 옳은 것만은 아니며 그 규칙을 만든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불공정함에 대한 반발로 무법자가 된 것이다.

조는 무장강도 짓을 일삼으며 명성을 날리지만 갱 조직에는 절대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강도 행각 중에 엠마 굴드(시에나 밀러)라는 여자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지고 그녀가 갱 조직 보스의 여자임을 알게 된다. 이에 조는 은행을 터는 것을 마지막으로 엠마와 함께 LA로 뜰 생각이었으나 일이 꼬이면서 경찰이 죽게 되고 둘 사이를 눈치 챈 조직 보스의 협박 때문에 엠마에게마저 배신을 당한 후 그녀를 잃고 만다.

겨우 목숨을 건진 조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3년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서 복역한다. 하지만 감옥을 나온 뒤, 갱조직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원칙을 깨고 복수를 위해 엠마를 죽인 조직의 라이벌 조직을 찾아가는데.

'리브 바이 나이트'는 '운명의 날', '무너진 세상에서'와 더불어 데니스 루헤인의 커글린 가문 3부작 중 2편에 해당하지만 하나의 독립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뉴욕 타임스'의 평처럼 커글린 3부작은 범죄물을 뛰어넘는 서사극이자 역사소설이다.

'운명의 날'은 조 커글린의 아버지인 대니 커글린 경관의 이야기로, 1919년 미국 보스턴에서 있었던 사상 최대의 경찰 파업을 다루었다. '무너진 세상에서'는 3부작의 완결편으로, '리브 바이 나이트'에 이어 은퇴한 조 커글린이 암살의 표적이 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다.

해외 평단은 영화가 조 커글린의 생각과 삶을 통해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하게 만들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 서브 플롯를 담고 있는데다 그것을 연결하고 설명하는 내러티브가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원래 편집된 러닝 타임은 3시간이 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2시간 9분으로 줄인 영화는 마치 하이라이트 영상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조 커글린 역은 원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을 예정이었으나 그는 연기 대신 제작을 맡았다. 원작자 데니스 루헤인도 제작자로 참여했는데 그는 사실 연출자인 벤 애플렉이 조 코글린 역을 맡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조 커글린의 쿠바 출신 부인 그라시엘라 역의 조 샐다나는 시대극 갱스터 무비의 출연이 자신에게는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밝혔고, 여배우가 되기를 원했으나 창녀로 전락하는 보안관의 딸 로레타를 연기한 엘르 패닝은 그 역이 지금까지 자신이 연기한 가장 어른스러운 역이었다면서 영화를 마치고 자신도 성숙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리브 바이 나이트'는 전세계에서 제작비 6,500만 달러와 1천만 달러의 마케팅 비용에 턱없이 모자란 1,650만 달러의 수입을 거두었고 스튜디오는 7,500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해외관객들은 러닝타임이 원작의 묘미를 살리기에는 부족했으며 차라리 러닝 타임을 그대로 두고 영화를 2부작으로 나누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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