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이드 The Void, 2016' 시골병원의 숨겨진 공동이 뿜어내는 공포

'더 보이드'는 제레미 길레스피와 스티븐 콘스탄스키가 공동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은 저예산 캐나다 호러 영화다.

바닥에 시신이 쓰러진 어떤 집. 곧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바깥으로 뛰쳐나온다. 하지만 여자는 그들을 쫓아나온 두 남자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다. 잠시 뒤, 달아나다 길에 쓰러진 남자를 순찰 중이던 경찰관 다니엘(아론 폴)이 발견해 근처의 병원으로 옮긴다.

고요하기 짝이 없는 그 시골병원은 의사인 리처드(케네스 웰쉬)와 앨리슨(캐슬린 먼로), 그리고 두 명의 여자 간호사가 의료진의 전부인데다 환자도 입원한 남자 한 명에 진료를 받으러 온 임신부와 그녀의 할아버지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간호사 한 명이 입원 환자를 죽이고 스스로 자해를 시작하자 다니엘이 난동을 말리는 과정에서 그녀를 죽이고 만다. 이후 다니엘은 지원 요청을 위해 순찰차에 갔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옷 차림의 괴한들을 발견한다. 그들은 병원을 둘러쌈으로써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다.

얼마 뒤, 앞에서 여자를 죽였던 두 남자가 달아난 남자를 찾아 병원으로 들이닥치고 죽었던 간호사가 기이한 형체의 괴물로 되살아나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병원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더 보이드'는 스토리보다는 비주얼에 방점이 있다. 초반부의 단단한 연출은 병원으로 무대를 옮긴 뒤에는 점점 허술해지는데 이때부터는 스토리의 논리적 전개보다는 괴물이나 고어 장면을 CG가 아닌 실제 특수효과로써 선보이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인 느낌이다.

해외 평단도 대체로 '더 보이드'의 특수효과를 칭찬하면서 1980년대 호러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괴물이나 사교집단, 트라우마, 우주적 미스터리 등 호러영화의 여러 가지 소재들을 한곳에 모아놓았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차별성이 있다고 얘기한다.

어려서부터 수많은 영화를 보고 자랐다는 제레미 길레스피와 스티븐 콘스탄스키 두 감독은 존 카펜터 감독의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나 H.P.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특정한 작품을 참고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극중의 미스터리가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오히려 그것이 더 많은 공포를 전달하는 요소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