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OST 중 'Easy'와 'Every Little Bit Hurts'

'베이비 드라이버'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뮤지컬 같은 범죄 스릴러 영화입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겨 항상 음악을 들어야 하는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는 비트에 맞춰 운전을 하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임을 가져가는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그냥 척 봐도 선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안셀 엘고트가 연기한 베이비는 관객이 연민을 품게 만드는 그런 인물입니다. 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장애를 가진 양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이제 그 아버지를 돌보고 있는데, 자신의 천재적인 능력과 범죄 설계자인 박사에게 진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의 밑에서 일하면서 원치 않는 범죄를 돕지요. 그러다가 운명과도 같은 여인 데보라를 만납니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음악과 어우러지는 싱크로율 높은 장면들과 신나는 비트에 맞춰 편집된 자동차 추격씬들이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보는 이들을 흥분시킵니다. 배우들도 하나같이 카리스마 넘치는 아우라를 뽐내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연기를 보여주는데요.

주연인 안셀 엘고트와 데보라 역의 릴리 제임스, 박사 역의 케빈 스페이시, 뱃츠 역의 제이미 폭스, 그리고 달링(에이사 곤살레스)과 버디(존 햄). 누구 하나 빠지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속에 오스카 상 수상 배우가 세 명이나 등장하니 그 연기들을 보는 맛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플롯은 조금 애매합니다. 아무래도 관객들은 벗어날 수 없는 위기에 몰린 주인공 베이비가 박사와 뱃츠, 그리고 버디에게 영리한 한 방을 먹이고 데보라와 함께 떠나는 해피엔딩을 원하지만 영화의 전개는 조금 다릅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에는 씬과 시퀀스마다 완벽히 들어맞는 수많은 명곡들이 나오지만 여기서는 그 중에서 코모도스가 부른 'Easy'와 브렌다 할로웨이가 부른 'Every Little Bit Hurts'를 소개합니다.

'Easy'는 라이오넬 리치가 속해 있던 '코모도스'가 1977년에 모타운 레이블로 발표한 싱글로 당시 전 세계적인 빅히트를 쳤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박사에게 진 빚을 다 갚은 베이비가 시신이 든 차를 폐차한 뒤 착잡하면서도 한편으론 홀가분한, 복잡한 마음으로 폐차장을 떠나는 장면에서 나오지요.

마지막 시퀀스에서도 데보라가 정신을 잃은 베이비를 데리고 서쪽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베이비 엄마 역의 스카이 페레이라가 커버한 이 곡이 흘러 나옵니다. 베이비는 죽은 엄마를 늘 그리워하지요. '나는 일요일 아침처럼 느긋하답니다 I'm easy like Sunday morning'라는 가사는 이 두 장면에서 베이비의 심정과 상황을 느끼게 합니다. 스카이 페레이라는 이 영화 말고도 열여섯 편에 이르는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삽입곡들을 직접 부른 배우입니다.

'Every Little Bit Hurts'는 브렌다 할로웨이가 역시 모타운 레이블로 1964년에 발표한 싱글입니다. 이 곡은 일을 그르친 뱃츠가 버디, 달링, 베이비를 데보라가 일하는 다이너로 억지로 끌고 들어와 긴장이 고조될 때 주크박스에서 조그맣게 흘러나오는 곡으로,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모두 상처가 된다'는 뜻의 제목을 가진 이 곡 역시 데보라의 놀란 마음과 상황을 대신 말해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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