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안: 서부의 집행자 The Virginian, 2014' 카우보이의 결투

'버지니안: 서부의 집행자'는 미국 작가 오웬 위스터가 1902년에 펴낸 소설을 바탕으로 토마스 마코브스키 감독이 연출한 캐나다 서부극 영화다.

남북전쟁이 끝난 1800년대 후반. 뉴욕 출신의 작가 오웬(브렌단 페니)은 책을 쓰기 위해 목장 체험을 하러 와이오밍의 한 마을로 찾아온다. 목축이 위주인 그 마을은 대지주이자 판사인 헨리(론 펄만)라는 자가 관장하는데, 오웬은 그 밑에서 소도둑들을 잡는 일을 하는 카우보이 사우스(트레이스 에드킨스)를 만나 함께 지내게 된다.

가축이 곧 생계인 마을 사람들에게 소를 훔치는 짓은 중죄여서 소도둑들은 재판을 받지 않고도 교수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헨리 판사의 소떼가 계속 사라지는 등 마을에는 크고 작은 가축 절도가 끊이질 않는다.

이에 사우스는 마을에 다시 나타난 북군 출신의 트램파스(스티브 베이식)를 의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우스는 살해당한 동료의 수첩에서 암호를 발견하는데 그 암호는 사우스의 생각과 달리 또 다른 배후를 가리키고 있다.

'버지니안: 서부의 집행자'는 제작비 2백만 달러의 저예산 비디오용 영화다. 오웬 위스터의 원작 '버지니안'(The Virginian)은 역사상 최초의 웨스턴 소설로 평가받기도 하는데, 이 소설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영화와 TV시리즈 등으로 제작되었다. 그 중에서 게리 쿠퍼가 나오는 빅터 플레밍 감독의 1929년 버전과 빌 풀만과 다이안 레인이 출연한 2000년 TV영화 버전이 특히 인기가 있었다.

이처럼 오웬 위스터가 창조한 카우보이의 모습은 미국 대중문화에서 대표적인 이미지로 남았음에도 토마스 마코브스키 감독의 영화는 저예산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각본은 얄팍하고 연출은 날림이며, 사건은 행동보다 대사로 대부분 설명되어 이야기의 페이스가 느리고 지루하다. 몇 장면 되지 않는 총격씬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긴장감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로케이션은 야성이 살아 있는 서부(wild west)라기보다는 잔디가 곱게 깔린 공원 같은 느낌이다.

'버지니안: 서부의 집행자'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다. '단순한 스타일의 서부영화', '이야기를 빠뜨리는 다소 좋지 못한 편집', ''버지니안' 원작 영화 중 기대를 저버리는 최악의 작품' 등의 혹평과 함께 '최근에 만들어진 서부극 중 꽤 멋진 옛날식 서부극', '설득력 있는 연기, 숨막히는 풍경' 등의 호평이 있었다. 또 ''버지니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곱 번째 버전의 서부극', '원작과 달리 헨리 판사가 악당이 되었다' 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사우스를 연기한 트레이스 에드킨스는 배우이자 1996년에 데뷔한 컨트리송 가수 겸 작곡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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