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솔저 Tuntematon sotilas, Unknown Soldier, 2017' 핀란드판 '밴드 오브 브라더스'

'언노운 솔저'는 핀란드 전쟁 드라마로, 핀란드 작가 바이노 린나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954년에 쓴 같은 제목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아쿠 로미히스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영화화했다.

1940년 1월부터 3월까지 벌어진 핀란드와 소련의 전쟁에서 핀란드는 영토의 10분의 1을 잃은 뒤 독일과 동맹을 맺고 1941년 소련을 침공한다. 결혼을 약속한 연인 시르카(마르게타 티카넨)를 두고 온 칼릴루오토 중위(요하네스 홀로파이넨)와 코스켈라(주시 바타넨), 아내 리티(폴라 베 살라)와 두 딸을 남겨두고 참전한 농부 출신의 베테랑 군인 로카(에로 아호), 그리고 히에타넨(아쿠 히르비니에미)은 기관총 부대 소속이다.

7월에 핀란드 동부 북카렐리야로 진입한 그들 부대는 10월이 되자 소련 국경을 넘어 페트로자보츠크를 점령하고, 히에타넨은 그곳에서 만난 베라(다이아나 포자르스카야)와 짧은 사랑을 나눈다. 1942년부터 1943년까지 부대는 참호와 연결된 도랑을 파서 전선을 사수하는 지난한 작전을 펼친다. 그리고 1944년 여름, 소련의 반격으로 핀란드 군대는 다시 퇴각하는데.

'언노운 솔저'는 바이노 린나의 소설을 세 번째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1955년과 1985년에도 영화화가 이루어졌다. 아쿠 로미히스 감독은 원작 소설과 그 소설의 초고를 바탕으로 작업했는데, '멕베스'나 '오셀로' 같은 고전의 현대판을 제작하고 싶었고 원작을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작 소설은 지금까지도 핀란드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바이노 린나는 소련과의 전쟁에 보병 8연대 소속 기관총 부대 분대장으로 참전했다.

'언노운 솔저'는 1941년부터 1944년 9월 휴전에 이르기까지의 전쟁 과정을 담고 있는데, 극중에 등장하는 기관총 부대는 허구의 부대이다. 영화는 바이노 린나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핀란드 역사의 껄끄러운 부분인 핀란드와 독일의 동맹, 그리고 소련과 벌인 전쟁에서 죽어간 무명 용사들의 무의미한 죽음을 정직하고 평화주의적인 시선으로 다루었다.

영화는 133분이 넘는 긴 상영시간에 확실한 화자가 없는데다가 많은 등장인물과 그에 따른 서브 플롯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고 느린 전개와 진부한 플롯이 지루함을 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 장면들은 볼 만하다.

한편 '언노운 솔저'는 핀란드 영화사상 가장 많은 7백만 유로의 제작비를 들여 핀란드에서 1,260만 유로의 수입을 올렸고 2017년 핀란드에서 가장 큰 흥행을 기록한 자국 영화로 기록되었다. 3천 명이 넘는 엑스트라를 투입하고 핀란드 방위군의 지원을 받은 이 작품은 80일 동안 촬영이 이루어졌다.

'언노운 솔저'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호평이 더 많은데, '인상적인 반전영화', '100년 역사의 핀란드가 진정으로 가질 만한 영화', '전쟁의 심리적 영향을 과거에 비해 더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전쟁의 무의미함과 위험을 훌륭하게 묘사했다', '연대기적 시나리오가 때로는 조금 뻣뻣하고 진부하지만 흥미로운 전쟁 역사 영화이면서 생생하고 현실적인 보병 영화', '전쟁 영화와 전쟁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이지만 영화적 아름다움과 숭고한 인간성을 보여주는 순간들도 담고 있다', '1955년작 영화가 더 낫다', '다소 지루하지만 소설을 영화화한 세 편 중 가장 야심적인 영화. 심지어 원작 소설보다 뛰어나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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