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탕: 랄리의 여름 Mustang', 터키 시골 마을의 다섯 자매 이야기

'무스탕: 랄리의 여름'은 터키계 프랑스 여성 감독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슬람 공동체 사회의 여성 억압 문제를 다섯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 이 영화는 제41회 세자르영화제에서 각본상, 편집상, 음악상, 그리고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멀리 떨어진 흑해 연안의 시골 마을 이네볼루.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삼촌의 보살핌 속에 살아가는 소냐(일라이다 아크도간), 셀마(툭바 선구로글루), 에체(에릿 이스켄), 누르(도가 제이넵 도구슬루), 랄리(구네스 센소이)는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다섯 자매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같은 남학생들과 어울려 해변에서 물장난을 치고 놀았다는 사실 때문에 할머니와 삼촌은 다섯 자매의 외출을 금지하고 학교에도 보내지 않은 채 신부수업을 시킨다.

그러나 자유를 원하는 다섯 자매는 축구를 좋아하는 막내 랄리를 위해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축구경기를 보러 가는 모험을 벌인다(아래 두 번째 영상). 이 축구경기는 실제로 2011년에 관중 난입으로 여성과 12세 이하 어린이만 입장이 가능한 징계처분을 받은 페네르바체 홈경기가 배경이다.

그런데 자유롭고 열띤 축구경기를 즐기고 돌아온 다섯 자매를 기다리는 것은 할머니가 원하는 강제결혼이다. 첫째 소냐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결혼하겠다고 끝까지 버텼지만 둘째 셀마는 결국 낯선 상대와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한꺼번에 언니 둘을 떠나보낸 동생들 앞에는 더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는데.

영화의 제목인 '무스탕'은 아메리카산 야생마를 가리키는 단어다. 평론가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 영화에 대해 해외 관객들도 대부분 좋은 반응을 보였지만 이따금 평가가 과장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에르구벤 감독은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 제작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무사히 일정을 마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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