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워, 아적전쟁 My War', 그들만의 사정

'마이 워, 아적전쟁'은 파금의 소설 '단원 Reunion'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방콕 데인저러스', '디아이'의 감독 옥사이드 팽이 연출을 맡은 중국 전쟁 드라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중국 인민해방군이 참전한다. 강철선봉 9중대의 손북천(유엽)과 문예공작단의 맹삼하(왕뤄단)는 각자의 부대를 이끌고 기차에 올라 압록강 유역으로 향하던 중 다리 위에서 미공군기의 기습 폭격을 당한다.

9중대는 기차를 버리고 도보로 이동하면서 다리 건너편에 진을 친 미군 벙커를 제압한다. 이후 북한으로 들어간 9중대는 미군 탱크 부대를 발견하고 매복한 뒤 폭탄을 터뜨려 미군의 진격을 저지한다.

'마이 워, 아적전쟁'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단원'의 작가 파금(본명 이요당)은 중국 출신의 무정부주의 작가이며 '전장창작조' 조장으로 한국전쟁에도 참여했던 경험을 글로 썼다.

홍콩 출신으로 주로 태국 영화계에서 활동하는 유명 감독 옥사이드 팽이 연출을 맡았다는 것이 다소 의외지만 이 작품에는 한국 무술감독 전유준도 참여했다.

중국군의 한국전 참전을 미화한, 서울에서 촬영된 이 영화의 홍보영상(아래 두 번째 영상)은 중국 네티즌들조차 무례하다며 비판을 하고 옥사이드 팽 감독 역시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지만 영화의 관점도 이 홍보영상과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

'마이 워, 아적전쟁'은 한국전쟁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전쟁 영화라기보다는 중국 내전에서 승리한 인민해방군의 추억을 한국전쟁이라는 공간으로 끌어들여 미래의 적인 미군과의 싸움으로 재현해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가상 선전 드라마에 가깝다.

'마이 워'는 대규모의 전쟁 영화 연출이 옥사이드 팽 같은 유명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일임을 보여준다. 전투 씬은 철저히 계산된 세밀한 콘티뉴이티가 필요한데 설정샷과 디테일이 부족해 전투가 어떻게 벌어지는지를 관객이 잘 알 수가 없다.

전투 씬 사이에 전우애를 부각시키기 위해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을 쌓아나가는 시퀀스들도 허술해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진다. 세련된 완성도보다는 선전에 중점을 두는 각본 때문에 이야기의 자연스러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해외 평론가와 팬들은 영화의 갈등과 드라마가 미약하고 오로지 영웅적 행동만을 부각시켜 오락영화로서는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또 억지스럽게 점철된 멜로 장면들은 한류 드라마의 영향은 받은 듯하며 전투장면은 마이클 베이의 액션 영화들을 모방한 것 같다고 평했다. '마이 워'가 거둔 중국 내 흥행 성적은 3,600만 위안(한화 약 60억)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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