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편 마지막 집 The Last House on the Left, 2009', 무고한 희생자들의 극한 복수

'왼편 마지막 집'은 그리스 최고의 CF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데니스 일리아디스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1972년에 내놓은 같은 제목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호러 스릴러다. 웨스 크레이븐은 이 영화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1년 전 아들을 잃은 존(토니 골드윈)과 엠마(모니카 포터) 부부, 그리고 홀로 남은 딸 메리(사라 팩스톤)는 가족의 산장이 있는 호수로 휴가를 떠나온다. 수영 선수인 메리는 차를 몰고 마을로 내려가 오랜만에 친구인 페이지를 만나기로 한다.

페이지의 가게에서 같은 또래의 저스틴(스펜서 트리트 클락)을 만난 소녀들은 그가 묵는 모텔에 놀러갔다가 경찰에 쫓기는 범죄자들인 저스틴의 아버지 크루거(가렛 딜라헌트)와 삼촌 프란시스(아론 폴) 그리고 크루거의 연인 새디(리키 린드 홈)에게 납치를 당한다. 차까지 빼앗긴 페이지와 메리는 달리는 차에서 탈출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

1972년의 원작(아래 두 번째 영상)은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스웨덴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1960년작 '처녀의 샘'에서 영감을 받아 각본을 쓰고 연출한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 영화는 높은 수위의 폭력 묘사로 X등급을 받고 많은 나라에서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심지어 영화를 보고 기절하지 않으려면 '이건 그냥 영화일 뿐이다'라고 계속 말을 하라는 홍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는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8만7천 달러의 제작비로 3백만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리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극중 악당 두목의 이름인 크루거는 이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 메어' 시리즈에서 악마 프레디 크루거의 이름으로도 사용되었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에게 영감을 준 '처녀의 샘'은 범죄에 희생된 딸을 위해 직접 복수를 행함으로써 불가항력적인 운명으로부터 신을 통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9년에 리메이크 된 '왼편 마지막 집'도 범죄 행위를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려 콜린우드 가족의 복수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악당들의 모습은 극악무도하게만 그리고 인간의 죄의식은 크루거의 아들인 저스틴의 몫으로만 남겨둔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리메이크를 기획하게 된 것은 원작 때 제작비가 부족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없었던 점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고 한다. 리메이크작의 연출자를 결정하기까지는 100여 명의 감독이 고려되었는데 최종적으로 데니스 일리아디스가 선발되었다.

존 콜린 우드 역의 토니 골드윈은 폭력적인 내용 때문에 출연을 꺼렸지만 데니스 일리아디스 감독의 전작 '하드코어'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데니스 일리아디스 감독은 평범한 가족이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이 영화의 컨셉으로 잡았다고.

리메이크작은 원작에 비해 폭력 묘사가 과도하지만 지적이지는 않다는 등 여러 면에서 원작보다 못하다는 평론가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관객들은 오히려 폭력 장면들이 세련되었다고 환호하며 콜린우드 가족의 복수를 응원하는 등 호평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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