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The Space Between Us, 2017' 에이사 버터필드의 지구 여행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세렌디피티', '꾸뻬씨의 행복여행'의 영국 출신 피터 챌섬 감독이 연출한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SF 로맨스 드라마다.

나사의 나타니엘(게리 올드만) 박사가 주도한 화성 식민기지 이스트 텍사스. 그곳에서 나고 자라 16살이 된 가드너(에이사 버터필드)는 기지 대원이었던 엄마가 출산 중에 사망했다. 사려깊은 켄드라(칼라 구기노) 박사가 엄마 대신 그의 곁을 지키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공허함을 느낀다.

지구 소녀 툴사(브릿 로버트슨)와 채팅을 하면서 친구가 된 가드너는 지구로 가서 툴사를 만나고 엄마가 남긴 디지털 파일 속에 영상으로만 남아 있는 아빠를 찾으려 한다. 하지만 화성보다 중력이 62% 더 높은 지구에서는 가드너의 건강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화성에 관한 테마는 소설, 영화 등 많은 과학 콘텐츠들에서 다루는 소재다.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도 화성을 소재로 하지만 화성 식민지 계획 같은 과학적 사실을 주로 다루거나 우주와 지구 그리고 인간에 관련된 심각한 주제의식이나 플롯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배경과 상황 설정만 화성과 지구 사이라는 거대한 스케일로 바꾸었을 뿐 기본적으로는 10대 청소년의 자아 찾기와 귀여운 사랑을 다룬 청춘물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각본과 연출은 로맨스를 다루는 방식에서 영리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에이사 버터필드의 연기는 뛰어나지만 가드너와 툴사가 만나기 전에 쌓아놓은 끈끈한 동기가 많지 않아 지구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는 것이 급작스럽게 느껴지고 공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후반부에 툴사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등 일련의 장면들이 억지스럽지만 마치 공식처럼 들어가 있다. 그리고 부재한 엄마와 누군지도 모르는 아버지를 찾는 여정 속에서 가족애를 감정적으로 강조한 각본은 꼭 한국 영화의 플롯을 보는 듯하다.

해외 평론가들의 반응은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영화가 비어 있다는 등 혹평이 주를 이루었고 관객들의 평가도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 때문인지 영화의 흥행 성적은 제작비 3천만 달러의 3분의 1에 그치는 대실패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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