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스커버리 The Discovery, 2017'의 결말 해석(스포일러)

영화 '디스커버리'는 '더 원 아이 러브'의 찰리 맥도웰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필름으로, 사후세계를 소재로 삼아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인터뷰 장면으로 시작된다. 토마스 하버 박사(로버트 레드포드)는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인물이지만 사후세계의 증명은 수많은 사람들의 자살로 이어졌다. 책임감을 느끼느냐는 여기자의 질문에 토마스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인터뷰는 한 스태프의 갑작스런 자살로 중단된다.

그로부터 얼마간 세월이 흐른 시점. 윌(제이슨 세걸)은 어느 섬으로 가는 배에서 아일라(루니 마라)라는 여자를 만난다. 그 배에 탄 손님은 그들 둘뿐이다. 윌은 사실 토마스 박사의 큰아들인데 아버지를 만나 그의 생각이 틀렸다고 설득할 작정이다.

윌과 아일라가 다시 만난 것은 섬의 해변에서다. 윌은 아일라의 자살 시도를 막고 그녀를 토마스 박사의 거처로 데려간다. 토마스 박사는 사후세계로 들어가는 사람이 목격하는 이미지를 기록하려고 장비를 개발하는 중이다.

하지만 산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에는 뇌손상의 위험이 있어 윌과 아일라는 영안실에 있는 팻이라는 남자의 시신을 훔쳐온다. 그런데 팻의 뇌를 통해 찍은 영상은 천국이 아닌 이 세상이다. 처음엔 그 영상이 과거의 기억인 줄 알았으나 그것은 실제 있었던 일이 전혀 아니다.

이에 토마스 박사가 실험을 자청해 영상이 가리키는 것이 사후세계가 아닌 이 세상의 다른 버전임을 알아낸다. 영상 속에서 토마스 박사는 죽은 아내의 자살 시도를 막았는데, 이를 토대로 사람이 죽으면 이 세상의 다른 버전으로 가서 과거의 후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후 아일라가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그녀를 사랑했던 윌은 토마스 박사의 기계에 몸을 맡긴다. 윌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아일라를 처음 만났던 배 안에 와 있고 거기에는 아일라도 있다. 이 시점에서 윌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것인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에게 아일라가 설명을 해준다. 여기서 아일라는 찰리 맥도웰 감독의 설명에 의하면 윌의 잠재의식이다.

아일라의 설명에 따르면 윌은 처음에 아버지 토마스를 만나러 가다가 마음을 바꿔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 그때 아일라는 바깥으로 나가 바다에 몸을 던졌고 다음 날 윌은 뉴스에서 그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이 그녀를 구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러다가 몇 년 뒤 윌도 죽었다. 그런데 토마스 박사의 장비가 입증한 것처럼 윌은 아일라를 구하지 못한 그때를 후회하기 때문에 그 배로 다시 돌아왔다. 이전의 삶에 대한 기억은 잊었지만 영화에서 설명하듯 몇몇 특징적인 것들은 기억한다. 그렇게 윌은 죽고 다시 그 배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아일라는 이제 윌이 그녀를 구했으며 그가 죽으면 그 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고 알려준다.

아일라의 말처럼, 토마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살리겠다는 토마스의 외침이 선내 방송처럼 들린다) 윌은 죽었다. 그리고 윌은 배가 아닌 어느 해변에 와있다. 무한반복의 루프가 끊어진 것이다. 윌은 아일라의 아들을 구해주고,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헤어지지만 잠시 뒤 윌은 무언가를 떠올린 표정이다. 결론적으로, 영화의 플롯은 초반 인터뷰 장면을 제외하면 윌이 죽은 뒤 그 배에서 또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인 셈이다. 

영화 '디스커버리'에 대한 해외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초반 인터뷰 장면의 긴장감은 뛰어나지만 영화가 그 긴장감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찰리 맥도웰 감독은 이 영화를 SF가 아닌 사랑 이야기라고 정의하면서 영화의 결말에 대해 관객들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초반의 인터뷰 장면에서 여기자를 연기한 배우 메리 스틴버겐은 찰리 맥도웰 감독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