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두막 The Shack, 2016' 샘 워싱턴이 오두막에서 만난 신

영화 '오두막'은 캐나다 작가 윌리엄 폴 영이 2007년에 펴낸 같은 제목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이그잼'의 감독 스튜어트 하젤딘이 영화로 옮긴 종교적 주제의 드라마다.

맥 필립스(샘 워싱턴)는 가족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막내 딸 미시(아멜리 이브)를 유괴범에게 잃는다. 신을 원망하며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맥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아내(라다 미첼)가 하나님을 부르는 별칭인 파파로부터 온 그 편지에는 딸을 잃었던 그 오두막에서 맥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의문의 편지를 받은 맥은 친구 윌리(팀 맥그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두막으로 떠나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다. 그렇게 기대감과 경계심으로 도착한 오두막에는 아무도 없이 적막만이 흐르는데, 실망감과 함께 발길을 돌리려는 맥 앞에 누군가(아브라함 아비브 알루쉬)가 나타나 그를 오두막으로 이끈다. 다시 돌아간 오두막에서는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영화 '오두막'은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종교성을 강하게 띠는 작품이다. 때문에 판타지 영화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갔다가는 실망이 클 수도 있다. 해외나 국내의 언론 리뷰들 중에 특정 종교관을 강요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글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사실상 기독교적인 주제를 담은 영화이기 때문에 비기독교인들이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면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영화사의 마케팅 방식을 탓할 일이다.

원작자인 윌리엄 폴 영의 신에 대한 관점이 그대로 녹아 있는 '오두막'은 그가 이해하려고 노력한 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 기독교계는 이 영화를 두고 비성경적이라거나 이교적이라고 비판하는데, 윌리엄 폴 영은 교리적으로 이해한 하나님이 아니라 성경에 바탕을 두면서도 자신, 혹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신의 모습과 사랑을 그렸다고 볼 수 있다.

'오두막'은 특히 칼 세이건 원작의 SF 영화 '콘택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콘택트'에서 엘리가 만난 외계인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과 '오두막'에서 맥이 만난 신의 모습이 어두웠던 어린 시절 그를 따뜻하게 대해 주었던 옆집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유사하다.

또 엘리는 분명히 웜홀을 통과해 다른 은하계로 가서 외계인을 만나는 경험을 했지만 사람들은 실제로 엘리가 그곳에 갔다고 보지 않는다. 맥도 마찬가지인데 그 자신은 오두막에서 분명히 신을 만나고 왔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오두막에 가기도 전에 그저 교통사고를 당했을 뿐이다.

해외 평론가와 팬들은 기독교 주제를 다룬 많은 영화들이 신학적인 문제를 비켜가지만 '오두막'은 원작과 영화가 모두 일반적인 관점에서나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도 수준이 높다고 호평했다. 그리고 신학적인 문제에 대한 진부하고 직설적인 설명들이 불편할 수도 있고 대화를 통한 설명이 많아 평이하게 보일 수 있지만 소설이 아닌 영화라는 시각적 매체성을 잘 살린 각색과 연출도 세련되었다고 평가했다.

'오두막'을 썼던 캐나다 출신의 작가 윌리엄 폴 영은 파산 후 집을 잃고 비좁은 아파트에서 아내와 여섯 자녀들을 데리고 살면서 일을 세 가지나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여유가 없어 기차로 40여 분이 걸리는 출퇴근 시간 동안 매일 틈틈히 글을 썼다고 한다. 가족과 몇몇 지인만 읽을 것으로 예상했던 그의 글은 2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편 주인공 맥과 지혜에 관해 토론하는 인물의 이름은 소피아(Sophia)인데 소피아는 그리스어로 지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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