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슬립 Dead Awake, 2017' 지루해도 절대 잠들지 마라

'돈 슬립'은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크리에이터이자 각본가인 제프리 레드딕이 각본을 쓰고 필립 구즈먼 감독이 연출을 맡은 초자연적인 심리 공포 스릴러 영화다.

쌍둥이 자매인 베스와 케이트(조셀린 도나휴). 수면마비를 앓는 베스가 악령이 보인다며 도움을 청하지만 케이트는 그저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하지만 케이트 자신도 곧 수면마비를 겪고 베스가 잠을 자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기자 자책감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케이트는 베스의 죽음에 관한 의문을 풀기 위해 그녀의 담당의사였던 사익스 박사(로리 페티)를 찾아가지만 박사는 악령은 단순한 환영일 뿐이라며 베스의 죽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무시한다.

한편 자신은 물론이고 친구인 린다(브레어 그랜트)와 베스의 남자 친구였던 에반(제시 브래포드)까지 수면마비 중에 악령을 접하게 되자 케이트는 베스가 도움을 받았던 하산 박사(제스 보레고)를 찾아간다. 하산 박사는 케이트에게 악령은 실재하며 그 존재에게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수면마비 상태에서 풀려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

'돈 슬립'은 '수면마비'를 에둘러 표현하는 영화의 원제 'Dead Awake'를 바꾼 국내용 제목인데, 그 속뜻이 마치 영화가 아무리 재미가 없고 지루하더라도 졸지 말아달라는 부탁으로 들리는 절묘한 제목인 듯하다.

영화는 수면마비와 악령에다 일본 호러물 '링'처럼 악령이 전염된다는 설정을 섞어놓다보니 이야기가 논리적으로 허점이 많고 억지스러워진다. 거기에다 각본은 행동보다는 설명하는 장면이 많고 어떤 서스펜스나 서프라이즈도 찾아 볼 수 없는 무덤덤한 연출로 인해 전개가 무척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영화는 무서울 틈이 없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효과적인 악령 분장, 으스스한 분위기를 살린 미술 등은 나쁘지 않지만 캐릭터 구축이 부족하고 스토리도 많이 모자란다는 평가다. 한 관객은 다른 팬들에게 차라리 잠을 좀 자라며 영화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했다.

필립 구즈먼 감독은 이 영화가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1984년작 '나이트메어'에 대한 오마주라고 밝혔는데 주연배우 조셀린 도나휴도 이 영화를 준비하기 위해 '나이트메어'를 여러 차례 다시 보았다고 말했다. 12살 무렵에 자신도 수면마비와 비슷한 현상을 겪어보았다는 그녀는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쌍둥이 연기 도전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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