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노지 호텔 本能寺ホテル, Honnoji Hotel, 2017' 아야세 하루카가 만난 오다 노부나가

'혼노지 호텔'은 일본 드라마 '롱 베케이션'과 '히어로', 그리고 극장판 '히어로'와 '히어로2'의 스즈키 마사유키 감독이 연출을 맡은 판타지 코미디 영화다.

회사가 도산해 일자리를 잃은 후 아무런 목적이나 열정도 품지 못한 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마유코(아야세 하루카). 연인인 쿄이치(히라야마 히로유키)가 결혼을 제의하자 마유코는 교이치 부모님의 금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에서 교토로 내려온다.

하지만 호텔 예약에 착오가 생겨 방을 구하지 못한 마유코는 상점에서 오다 노부나가가 즐겨 먹었다는 별사탕을 사 먹고 무작정 뒷골목을 헤맨다. 그러다가 발견한 다소 기묘한 복고풍의 혼노지 호텔에서 다행히 지배인(카자마 모리오)이 방을 내주었고 마유코는 별사탕을 씹으며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마유코가 내린 곳은 1582년 6월 1일의 혼노지다. 400년 전으로 타임슬립을 한 그녀는 그곳에 머무는 모리 란타로(하마다 가쿠)와 오다 노부나가(츠츠미 신이치)를 만나는데.

'혼노지 호텔'은 기이한 호텔에 머물기로 한 한 여성이 16세기의 오다 노부나가를 만나 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다소 터무니없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판타지물이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영화가 재미있다는 평가가 다소 앞선다. 영화의 스토리텔링에서 타임슬립이 일어나는 논리적 설명이나 이유는 찾아볼 수 없지만 유머러스한 상황과 타임슬립에 잘도 적응하는 캐릭터들의 슬랩스틱한 코믹 연기를 무심히 보다 보면 일본의 역사나 오다 노부나가에 대해 잘 몰라도 영화를 즐기고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좋은 설정을 살리지 못했다', '유감스러운 마무리', '재미는 있지만 각본의 탄탄함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하는 반응들도 많았다. 특히 일본 팬들의 반응 중에는 이 정도 영화로는 한국영화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 중의 하나인 '혼노지의 변'은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 아케치 미쓰히데가 일으킨 모반 사건이다. 천하 통일을 눈앞에 둔 오다 노부나가는 모리 가문을 공격하기 위해 아케치 미쓰히데를 주코쿠로 진군시킨다.

하지만 1582년 6월 2일 아케치 미쓰히데는 군대의 방향을 갑자기 오다 노부나가가 있는 교토의 절 '혼노지'(本能寺)로 돌려 모반을 일으킨다. 백여 명 정도의 수행 인원만 데리고 혼노지에 머물던 오다 노부나가는 1만여 명이 넘는 아케치 미쓰히데의 병력에 저항하다가 결국 절에 불을 질러 모리 란마루와 함께 자결한다.

하지만 오다 노부나가의 시신은 결국 찾지 못했고 그가 아케치 미쓰히데의 모반을 미리 알았다는 이야기도 있어 '혼노지의 변'은 일본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고, 그가 사망한 뒤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다.

한편 타임슬립의 요소로 쓰이는 별사탕은 16세기 초 포르투갈 상인이 일본에 처음 소개한 것인데, 1569년 포르투갈 선교사가 기독교 선교를 허락받기 위해 오다 노부나가에게 별사탕을 선물했다고 한다. 이후 별사탕은 일본 황실이 내리는 선물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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