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생삼세십리도화 三生三世十里桃花, Once Upon a Time, 2017' 유역비와 양양의 얽히고설킨 사랑(스포X후기)

영화 '삼생삼세십리도화'는 당칠공자(필명)가 2009년에 쓴 같은 제목의 웹소설을 '5일의 마중', '그레이트 월' 등을 촬영한 촬영 감독 출신의 자오 샤오딩(조소정)과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2'의 시각효과 감독 출신의 앤서니 라몰리나라가 공동으로 연출한 중국 판타지 로맨스다. 자오 샤오딩과 앤서니 라몰리나라 모두 이 영화가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잠에서 깨어난 구미호족 신선 백천(유역비)은 그 직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혼백이 흩어진 채 얼음 속에 잠들어 있는 묵연을 7만여 년 동안 보살피고 있다. 그런 그녀 앞에 천상의 태자 야화(양양)가 나타난다.

야화는 백천과 이미 정혼이 예정된 상태로, 14만 살인 백천보다 9만 살이 적으며 '야리'라는 아들까지 있다.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야화의 아들인 야리를 가졌던 소소는 3백 년 전에 이미 사망했지만 '야리'는 백천을 보고 엄마라고 따른다.

야화는 이전의 삶을 기억하지 못하고 의아해하는 백천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그리고 백천은 야화를 통해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아 가지만 그 기억은 사실 스스로 잊기 위해 망정수를 마셔가며 일부러 지운 것임을 알게 되는데.

'삼생삼세십리도화'는 당칠공자가 쓴 '삼생삼세' 시리즈의 첫 편으로, 중국의 신화를 담은 고서 '산해경'에서 소재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미 58부작의 TV 시리즈로도 나와 있는 '삼생삼세십리도화'는 인간이 아닌 불멸의 신선들인 백천과 야화의 얽히고설킨 세 번의 삶과 세 번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 작가는 인간이 시간이라는 필연적 제약을 벗어났을 때 사랑을 얼마나 어떻게 진실하게 받아들일지를 생각했다고.

1억5천만 위안(약 260억 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들인 영화는 원작 이야기의 분량에 비해 러닝타임이 비교적 짧은데, 그래서인지 이야기를 너무 압축해서 보여주다 보니 플롯의 전개보다는 대사를 통한 설명이 너무 많아 다소 지루하고 산만하게 느껴지며 감정이입도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촬영과 시각효과 전문가인 감독들이 만든 작품답게 준수한 촬영과 CGI를 보여준다.

해외 평단 역시 '삼생삼세립리도화'가 플롯이 뒤엉켜 보이고 캐릭터가 헷갈리는 등 TV시리즈에 더 잘 어울리는 스토리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중국영화들보다 뛰어난 비주얼을 통해 여러 단점들을 덮는다고 평가했다. 배경과 크리처 디자인은 물론이고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도 눈을 즐겁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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