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립반윙클의 신부 リップヴァンウィンクルの花嫁, A Bride for Rip Van Winkle, 2016' 쿠로키 하루와 SNS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는 '러브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직접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러닝타임 119분짜리 버전과 180분짜리 감독판이 있다. 또 일본에서 영화가 공개된 이후 BS채널을 통해 총 6화의 시리얼 에디션이 방영되기도 했는데, 이 버전은 똑같은 배우들이 나오지만 스토리에서 차이가 있다.

비주도적 성격의 나나미(쿠로키 하루)는 시간제 교사이지만 학생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놀림만 당한다. 게다가 수입이 적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해야한다. 그런 그녀가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라야 SNS뿐이다.

데이트 앱을 통해 남자친구 츠루오카를 만난 나나미는 그와 결혼을 하기로 하고 교사를 그만둔다. 그러나 부모가 이혼 상태인 그녀는 결혼식에 부를 친척들이 없어 SNS에서 소개 받은 '해결사' 아무로(아야노 고)를 통해 가짜 하객들을 산다.

결혼식은 무사히 끝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나미는 아무로가 조작한 불륜 증거로 인해 갑작스런 이혼을 당한다. 아무로는 츠루오카아 마마보이인 증거를 보여주면서 나나미를 위로하고 그녀에게 아르바이트 일도 알선해준다.

나나미는 결혼식 가짜 하객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우 일을 한다는 마시로(코코)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얼마 뒤 아무로에게서 어느 저택의 가정부 일을 소개 받고 그리로 들어가면서 다시 마시로를 만나게 되는데.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는 SNS 시대를 살아가는 나나미라는 주인공의 모험담, 혹은 성장담이다. 나나미에게 가짜 하객들을 제공해 결혼식을 성사시키고 또 불륜 증거를 조작해 이혼을 성사시키는 아무로는, 강요는 하지 않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는 SNS 그 자체로 볼 수도 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해 상처 받은 일본 사회의 불안감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국작가 워싱턴 어빙의 단편소설 '립반윙클'에서 립은 세월이 흘러야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에 살았지만 SNS 등이 활성화된 지금은 순식간에 현실이 변화한다고.

해외 평단은 '잔인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 '연결을 추구하는 현대적 삶에 대한 명상', '쿠로키 하루의 눈에 띄지 않는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등 비교적 호평을 했다. 팬들은 나나미의 수동적 태도와 아무로의 동기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으나 뛰어난 촬영과 쿠로키 하루의 인상적 연기에 대해서는 대부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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