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귤래러티 Singularity, 2017' 혹은 '오로라 Aurora'의 결말은?

영화 '싱귤래러티'는 '오로라'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SF 스릴러로, 20대 초반의 로버트 쿠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로버트 쿠바 감독은 세바스찬 세피다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제작도 담당했는데,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를 펴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저서들을 읽고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제목 'singularity'는 '특이점'을 뜻한다.

서기 2020년. 세계 최대의 로봇 회사 VA 인더스트리의 CEO인 엘리아스(존 쿠삭)는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해 설계한 강력한 인공지능 슈퍼 컴퓨터 시스템 '크로노스'를 개발해 온라인에 공개한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공개되자마자 인류를 지구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감염성 인자'로 판단하고 로봇들을 동원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97년 뒤, 엘리아스는 크로노스에 흡수되어 여전히 살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류는 로봇의 공격으로 사라지고 소수의 인간들만이 살아남았다.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는 십대 소년 앤드류(줄리앙 샤프너)는 역시 십대 소녀인 칼리아(제니 워커)를 만나고 로봇들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쉘터인 '오로라'에 관해 듣게 된다.

두 사람은 전설의 '오로라'를 찾아 닥쳐오는 위협들을 헤쳐나가면서 북쪽으로 향하는데, 앤드류의 배후에는 '오로라'를 찾아내 남아 있는 인간들을 괴멸시키려는 엘리아스와 데미안(카멘 아젠지아노)의 음모가 숨어 있다. 하지만 과연 전설에서 말하는 대로 '오로라'는 실제로 존재하는 곳일까?

'싱귤래러티'는 값싼 CG가 주가 된 SF 영화로, 방대한 규모의 이야기를 받쳐주기에는 저예산의 한계가 보인다.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지만 설정들이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고 설명조차 없는 부분들이 많은데, 모든 면에서 디테일도 부족하다. 그리고 플롯이 진부해 예측이 가능한데다 전개 속도도 느려서 지루하고 오락적 재미가 없다. 다만 촬영을 포함해 로봇 등의 일부 CG, 그리고 매트 페인팅 등의 비주얼과 특수효과는 나쁘지 않다. '터미네이터', '트랜센던스', '인터스텔라', '헝거 게임', '워킹 데드' 등을 합쳐놓은 듯한 '모크버스터' 같은 영화.

영화 '싱귤래러티'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혹평이 대부분이다. '끔찍하고 산만한 각본으로 만든 볼 가치가 없는 영화', '조롱하기도 아까운 시간 낭비 영화', '제작비보다는 이야기가 문제다', '논리도 감정도 없다', '급하게 만든 듯한 영화', '미술이나 세트, 소품과 분장 등이 도저히 멸망 후 폐허가 된 곳으로 보이지 않는다', '로봇이 인류 문명을 파괴한 지 97년이 지났지만 여자 주인공은 염색과 화장을 하고 돌아다닌다', ''크로노스'는 모든 것을 다 감시하고 지켜보면서도 오로라는 찾지 못한다', '존 쿠삭은 수수께끼, 부끄러워해야 한다', '속편은 내지 마라', '인간과 AI에 대한 얕은 인식', '썩토 99%'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영화의 오프닝에 로봇에 의해 전세계가 공격받는 장면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서울도 한 컷 등장한다. 제작사가 '콜로설'의 볼티지 픽처스라 '콜로설'의 소스 촬영 장면을 재활용했다. 영화의 촬영은 2013년 체코와 스위스에서 이루어졌는데 존 쿠삭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몇 년 뒤에 따로 찍어서 넣은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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