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우스 Radius, 2017' 미스터리한 죽음의 반경

'래디우스'는 캐나다 SF 스릴러 영화로, 캐롤라인 라브레쉐와 스티브 레오나르드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한밤 갑작스런 트럭 전복 사고로 정신을 잃은 뒤 깨어난 남자.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그는 지나가는 차를 보고 도움을 청하지만 멈춰선 차의 운전자는 눈자위가 희게 변한 채 죽어 있다.

남자는 다시 자신의 지갑 속 신분증에서 자기 이름이 리암이라는 것과 집주소를 알아낸 뒤 근처 식당에 도움을 구하러 들어가지만 이번에도 종업원과 손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눈자위가 희게 변한 채 죽어 있다.

겨우 집으로 돌아온 리암은 자신의 반경 50피트(약 15미터) 안에 들어온 생명체는 전부 즉시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데 역시 기억을 잃은 채 그의 집을 찾아온 의문의 여자(샬롯 설리반)가 사고 당시 리암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래디우스'는 19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TV시리즈 '환상특급'을 떠올리게 해 옛날식 미스터리 드라마의 팬들이 좋아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 영화학교를 같이 졸업한 캐롤라인 라브레쉐와 스티브 레오나르드 감독이 두 번째로 함께 작업한 영화다.

영화는 저예산이라는 한계를 지녔지만 캐릭터의 행동과 추론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정보의 지연과 단계별 누설을 통해 플롯을 전개해 나가는 미스터리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작품이라 몰입도가 높다. 정보를 지연하는 메인 플롯과 함께 라디오나 TV 뉴스가 서브로 정보를 누설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마치 미드를 압축해놓은 듯한 설정과 플롯은 87분이라는 상영 시간 안에 모두 담아내기에는 설정(hook)과 캐릭터의 백스토리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부족하고 그 결과로 마지막의 상황 전환이 급작스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죽음의 반경에 얽힌 초자연적 우주 현상과 플롯의 미스터리는 서로 별다른 관련이 없다.

'래디우스'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아이디어와 도입부가 흥미롭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흥미진진하게 시작하지만 하품으로 끝난다', '잠재력 넘치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낭비하고 말았다', '빈약하고 끔찍한 결말', '아이디어와 이야기는 나쁘지 않지만 TV 시리즈의 첫 편처럼 느껴진다', '미스터리는 흥비롭지만 시간 낭비다', '클리셰로 가득찬 멍청한 영화'라는 부정적 의견들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환상적인 이야기', '즐길 만한 작품을 만드는 데 큰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멋진 SF 스릴러', '미스터리한 현상을 전혀 설명하지 못하는 점은 실망스럽지만 즐기기엔 충분하다', '독창적인 전제, 장르를 초월하는 형식', '잘 짜여진 긴장과 서스펜스', '2017년 최고의 SF 영화' 등의 호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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