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우스 The Maus, 2017' 보스니아 내전이 남긴 슬픈 공포

'더 마우스'는 스페인 공포 판타지 영화로, 스페인 출신의 게라도 헤레로 페레다(혹은 야요 헤레로) 감독이 각본과 연출 그리고 제작을 맡았다.

보스니아인인 셀마(엘머 테직)는 독일인 연인 알렉스(어거스트 비트겐슈타인)와 함께 전쟁 중에 살해된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스레브레니차에 다녀오던 도중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숲 한가운데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도움을 청하러 걸어서 마을로 향하던 두 사람은 사냥을 나온 부크(알렉산더 섹선)와 밀로시(사닌 밀라빅)를 만나게 되는데, 그 두 남자는 공교롭게도 세르비아인이다. 셀마는 두 남자와의 조우에 경계심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끼고, 그들의 악의를 눈치채고는 자신만의 비밀스런 이슬람 주문을 외운다.

공포물로 소개된 '더 마우스'는 장르에 익숙한 설정을 보여주지만 사실은 현대 유럽의 가장 치명적인 전쟁과 아픈 역사의 여파를 다룬 심각한 드라마다. 영화는 인종청소와 대량 난민 등을 발생시키며 1992년 4월부터 1995년 12월까지 벌어졌던 보스니아 내전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보스니아 내전에서 희생당한 상당수의 사람들은 전투가 아니라 인종과 종교 분쟁이 뒤섞인 갈등 때문에 학살을 당했다. 극중에서 언급되는 스레브레니차는 보스니아 세르비아 접경 마을로서, 1995년 세르비아 무장세력이 보스니아 이슬람교도 7천 명 이상을 학살한 곳으로 2003년 9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식이 열리기도 했다.

영화는 정치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반복되는 폭력과 죽음의 상황이 마치 변형된 타임 루프물처럼 벌어지는 형식이 공포감을 심화한다. 끊임없이 주인공들의 뒷모습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그들의 숨겨진 상처와 내면, 그리고 감정을 얼굴 표정 없이도 잘 드러낸다. 또 그런 감정을 표현해내는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이 영화가 장편 연출 데뷔작인 게라도 헤레로 페레다 감독은 영화제 Q&A 등에서 이 영화는 정치적 메시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화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과 그 논쟁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더 마우스'에 대해 해외 평단은 호평이 많아서 '휴머니즘과 사회 정치적인 메시지를 트로이의 목마처럼 담아낸 뛰어난 영화', '오지의 살인자, 여성 희생자, 충격적인 폭력이라는 공포의 비유를 영리하게 사용해 지울 수 없는 전쟁의 여파를 그려낸 영화. 지켜보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팬들은 호불호가 엇갈렸는데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충격을 준 공포', '싸구려 공포가 아닌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좋은 영화', '역사적 배경을 가진 슬프고 강렬한 이야기', '정치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작품', '아무런 공포도 느낄 수 없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겠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