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보 Trumbo, 2015', 블랙리스트에 오른 시나리오 작가 브라이언 크랜스톤
- 아카이브 archive/드라마
- 2016. 5. 5. 00:02
'트럼보'는 할리우드의 천재작가 달톤 트럼보의 삶을 그린 영화로, '오스틴 파워'와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의 제이 로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인기 미드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의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주인공 트럼보 역을 연기하고 다이안 레인, 헬렌 미렌, 존 굿맨, 엘르 패닝 등이 함께 출연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낮에는 대학에 다니고 밤에는 빵 포장 일을 하면서도 수십 편의 단편과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썼던 달톤 트럼보는 1934년 워너 브러더스 사의 스토리 부서에서 영화계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1940년대에 이르러서는 주급으로 4천 달러를 받아 할리우드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할리우드도 냉전시대 맥카시즘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1947년 41명의 할리우드 인사들이 공산당원 색출을 목표로 삼은 '반미활동 조사위원회'의 청문회에 소환을 받는다. 그때 트럼보는 9명의 동료들과 함께 증언을 거부했고 그로 인해 소위 '할리우드 10'으로 지목되면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작품 활동을 금지당했다.
그러나 트럼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무려 11명의 이름을 빌려 끊임없이 시나리오를 써나갔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로마의 휴일'과 '브레이브 원'도 그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지만 상은 이안 맥리랜 헌터와 로버트 리치에게 돌아갔다. 이안 맥리랜 헌터는 트럼보의 친구이자 실제 시나리오 작가였고 로버트 리치는 제작자의 조카였다.
트럼보가 영화에 자신의 이름을 다시 올릴 수 있었던 것은 1960년의 '영광의 탈출'과 '스파타커스'부터였다. 그는 1976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아카데미는 '브레이브 원'의 각본상을 1975년에 다시 수여했고 '로마의 휴일'의 각본상도 사후인 1993년에 그의 미망인에게 다시 수여했다.
영화 '트럼보'는 브루스 알렉산더 쿡이 쓴 전기 '달톤 트럼보'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존 맥나마라가 각본을 썼다. 존 맥나마라는 원래 이안 맥리랜 헌터에게서 글쓰기를 배웠는데 그에게서 '로마의 휴일'의 시나리오를 달톤 트럼보가 썼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한다. 한편, 아직 영화화되지 않았지만 기대되는 시나리오를 가리키는 표현인 '블랙리스트 시나리오'도 달톤 트럼보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