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알바의 '판타스틱 4 - 실버 서퍼의 위협' 리뷰

시작은 흥미로웠지만 해결이 아쉬운 이야기

 

암흑으로 뒤덮힌 우주. 홀연히 나타난 실버 서퍼가 주인인 갈락투스의 명령에 따라 행성을 차례로 파괴하는 전위부대의 역할을 한다. 공포의 실버 서퍼는 드디어 지구로 향하고 갈락투스는 그를 따라 태양계로 서서히 다가온다.

 

마블 코믹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악의 존재 갈락투스에 사로잡힌 영혼이자 슈퍼 히어로인 '실버 서퍼'가 <판타스틱 4 - 실버 서퍼의 위협 Fantastic Four: Rise Of The Silver Surfer, 2007>에 등장했다. 과연 지구는 어떻게 될까? 뻔하다. 당연히 슈퍼 히어로들이 지구를 멸망 직전에 구해낸다. 하지만 어떻게 구해낼까? 이것이 재미의 키포인트다. 그 열쇠는 물론 '실버 서퍼'가 쥐고 있다.

 

<판타스틱 4>는 영화로 무대를 바꾼 뒤 잘나가지 못하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것 같다. 능력이야 다들 출중하지만 다른 히어로들이 지금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색깔과 컨셉으로 나타났다면 판타스틱 4는 좀 어중간하다.

 

영화에서 인기도로 따진다면 <스파이더맨>이 앞서나가고 <X맨>, <블레이드>가 그 뒤를 따른다. 그리고 <헐크>, <고스트 라이더>, 그 다음의 <데어데블>과 비슷한 위치에 <판타스틱 4>가 있지 않을까.

 

<판타스틱 4>에는 그만큼 특별한 개성이 없다. <스파이더맨>에서 보이는 도덕적 책임의 순환적 인과관계에 대한 통찰이라든지,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배트맨>의 정체성 고민이라든지, <X맨>에서 다루는 사회의 소수자에 대한 은유라든지 그런 시대정신이 없다.

 

그러니 캐릭터들은 평면적이다. 기껏 자신들의 사생활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번민하는 듯, 흉내만 내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도덕 교과서의 모델 같은, 별 생각 없고 충실하기만 한 히어로가 된다.  

 

게다가 혈연관계로 이루어진 가족 형태는 시트콤에나 적합하지 않을까? 하기야 걸작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도 주인공들이 가족이지만 그에 비하면 유머와 위트도 한참 모자라다. 독창성은 말할 것도 없지만. 팀 스토리의 연출은 전편에 비해서도 떨어지고 구성도 <디 워>가 돋보일 만큼이나 허술하다.

 



물론 마블 코믹스의 만화들을 몇 십년 간 봐온 미국인들은 단번에 이해가 가능하겠지만 영화에선 실버 서퍼와 갈락투스의 존재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아니 만화를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이해가 가능하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결말이 허무하다. 쟤네들 대체 왜 그랬어. 이런 의문이 든다.

실버 서퍼가 초반엔 무지 강력한데 후반에 왜 저리 쉽게 무력해질까? 너무 대충하는거 아냐? 대체 왜 서퍼야? 원작자가 서퍼들에게 악감정이 있었나? 만화 그리느라 휴가를 못 가서 그런가? 외계인들도 서핑을 하나? 지구인으로서 상상력의 한계야?  뭐야.....궁시렁 궁시렁.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불만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알바 보는 맛에 끝까지 보긴 했지만 <다크 엔젤>의 그녀에 비하면 캐릭터의 매력이 떨어진다. 이게 다 팀 스토리 때문이다.

 

전편이 국내에서 흥행이 안 좋았기 때문인지 알바도 홍보하러 우리나라까진 오지 않는다고 한다. 영화 배경에 일본이 나오긴 하지만 알바는 돈 되는 곳에만 알바하러 간다고 한다. 된장.

 

MOVIEblog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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