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초밥왕 East Side Sushi, 2014', 다이애나 엘리자베스 토레스의 꿈

'아메리칸 초밥왕'은 시각효과 책임자로 일해온 안소니 루세로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그의 감독 데뷔작 인디 영화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아버지와 어린 딸을 데리고 사는 멕시코계 싱글맘 후아나(다이애나 엘리자베스 토레스)는 거리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다가 강도를 당한 뒤 아버지의 권고대로 취직을 결심한다.

그때 후아나의 눈에 들어온 것이 매력적인 모양의 초밥이다. 그녀는 초밥 가게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면서 셰프인 아키(다케우치 유타카)가 초밥 만드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리고 차츰 아키의 인정을 받아 가게 일에 대해 조금씩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후아나의 아버지는 그녀가 왜 하필이면 일본 음식인 초밥에 관심을 갖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게다가 가게를 운영하는 요시다 사장은 후아나가 이따금 아키 대신 초밥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후아나가 여자인데다 일본인도 아니기 때문에 진짜 초밥을 제공하는 자기 가게에서는 초밥을 만들 수 없다는 것.

결국 후아나는 가게 일을 그만두게 되지만 초밥 셰프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2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초밥 경연 대회에 출전하기로 마음먹는다.

안소니 루세로 감독은 원래 프랑스 음식에 관한 영화를 구상했다가 일본 음식으로 소재를 바꾼 뒤 초밥 셰프에는 여자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음식에서 정통의 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일본에서는 여자가 남자와 달리 손이 따뜻하고 향이 있어 초밥을 만들면 안 된다는 관념이 있다고.

'아메리칸 초밥왕'은 감독이 사비를 털고 스태프들이 자원해서 참여할 만큼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평가다. 그에 덧붙여 영화를 보고 나면 근처의 초밥집을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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