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공포 '디센트 The Descent' Review

비슷비슷한 공포영화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다른 호러영화들과 차별화되는 공포 스릴러물을 만났다. 영화 <디센트 The Descent>는 <쏘우 Saw>와 <호스텔 Hostel>을 제작, 배급한 라이온스 게이트의 2005년도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선 늦깍이 개봉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해외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아왔고 지금까지 전 세계 누적 흥행수익이 제작비의 일곱 배가 넘는 히트를 기록한 작품으로 볼 가치가 충분한 명품 공포 영화다.

영화 <디센트>는 처음엔 말끔한 드라마의 톤과 스릴러의 분위기를 같이 가져간다.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The Shining, 1980>에서 나오는 자동차가 숲 속으로 난 도로를 달리는 항공 촬영장면과 같은 컷을 보여주기도 하며). <디센트>는 초장부터 끔찍한 슬래싱과 귀신이 난무하는 영화는 아니다. 본격적인 공포도 너무 늦게 시작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여자들끼리만 미지의 동굴 속 암벽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넘는다는 설정과 드러나지 않고 짐작만 갈 뿐인 새라와 주노의 갈등, 그리고 상처가 있는 새라를 위해 조심조심하는 친구들. 이런 장치들이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 나간다. 그러다가 시작한 지 약 40여 분이 흘렀을까. 영화는 본격 호러물의 스타일로 전환되는데, 앞서 조금씩 축적되어 온 긴장이 영화 후반의 폭발적으로 드러나는 공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드라마 같은 사실적인 이야기가 정체불명의 존재가 등장함으로 인해 어느새 판타지(?)처럼 되어 버리는 구성도 관객에겐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캠코더의 화면을 이용해 그 정체불명의 존재와 맞딱드리게 하는 것은 공포를 만들어내는 데 효과적인 형식과 스타일이 된다.

영화 <디센트>는 무엇보다 결말이 독창적이고 신선하다. 그것은 감독의 반전에 대한 강박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영화 시작과 함께 시작된 비극의 파생으로서 주인공 새라가 스스로에게 자의든 타의든 계속된 신호(극장에서 확인하시라)를 보낸 결과이다. 반복된 그 신호는 새라에겐 절망과 복수심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죽음의 유혹이며, 관객에게는 공포로 초대하는 카드 같은 것이다. 또한 그 신호는 정체불명의 존재와 함께 이 영화가 혹시 새라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보게 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도 만든다.

독창적이고 신선한 디센트의 결말, 영화는 초반부터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의 재미를 주며 시작하지만 그 결말에서 완벽한 방점을 찍는다.

MOVIEblogger  ★★★☆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