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럭션 베이비 Destruction Babies, 2016' 길을 잃은 청춘 야기라 유야

'디스트럭션 베이비'는 마리코 테츠야 감독이 연출한 일본 영화다. 제69회 로카르노 영화제 필름메이커 경쟁부문 감독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키네마 준보'가 선정한 '2016년 최고의 일본영화 10편' 중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타이라(야기라 유야)와 쇼타(무라카미 니지로) 형제는 작은 항구에서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느 날 쇼타는 형 타이라가 불량배들과 싸우면서 두들겨맞는 것을 멀리서 목격하게 된다. 타이라는 그를 부르는 쇼타에게 도시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그대로 사라진다.

도심지의 시내로 나간 타이라는 누가 됐든 자신과 부딪히는 남자에게 시비를 걸고 싸움을 벌이며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닌다. 타이라의 그런 모습에 흥미를 느낀 게임 마니아 고등학생 유야(스다 마사키)는 어느 새 그를 따라다니며 응원하기 시작한다.

타이라와 유야는 급기야 자동차까지 훔쳐 타는데 차 안에 있다가 그들에게 납치된 호스테스 출신의 나나(고마츠 나나)는 나중에 운전을 맡게 된다. 그리고 세 사람의 동행은 또 다른 혼돈과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해외 평단은 '디스트럭션 베이비'가 일본판 '파이트 클럽'의 위상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싸움 장면은 만화적인 요소를 빼고 관객에게 상상을 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촬영해 무척 리얼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는데 마리코 테츠야 감독은 유튜브에 올라온 실제 싸움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한편 마리코 테츠야 감독은 한 술집에서 들은 이야기로부터 이 영화의 영감을 얻어 '폭력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파고들었다고 밝혔고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사회나 주변사람들과 아무런 연결점이 없는, 길을 잃은 일본의 청춘들을 그려냈다고 풀이한다. 다만 '일본영화 역사상 가장 격렬한 108분'이라는 카피는 많은 일본영화가 보여주는 극단성과 비교해볼 때 과한 표현이라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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