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약남녀 合約男女, Love Contractually 2017' 장효전과 정수문의 비밀계약

'합약남녀'는 홍콩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연출을 맡은 우국남 감독의 데뷔작이다. 우국남 감독은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과 '황후花'의 조감독 출신이다.

엽옥(정수문)은 매사에 냉정하고 철저하기로 소문난 성공한 여성 CEO이지만 어린 시절 엄마를 여읜 상처로 인해 패쇄공포증과 강박증을 앓고 있고 사랑에서만큼은 늘 실패를 거듭한다.

바람을 피운 연인과 헤어진 것을 계기로 엽옥은 자신의 곁에 둘 영원한 사랑을 위해 인공수정으로 아기를 가질 결심을 하고 비서를 통해 아기의 아빠가 될 만한 후보군을 고른다.

그러던 어느 날 엽옥이 갑자기 나타난 해고 직원에게 위협을 당하고 있을 때 사람들 사이에 있던 전직 스카이다이버 출신의 택배원 보(장효전)가 그녀를 구해준다.

보에게 호감을 느낀 엽옥은 그를 수습 비서로 채용한 뒤 그가 여러 가지 테스트를 통과하자 그의 정자를 받는 조건으로 비밀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엽옥이 아기를 가질 준비가 될 때까지 둘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데.

'합약남녀'는 로맨스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멋진 재벌남 주인공과 억척스럽게 열심히 사는 여주인공의 공식에서 성 역할만 바꾼 멜로 드라마다. 때문에 스토리가 예측 가능하고 뻔하긴 하지만 감독의 연출력을 비롯해 홍콩의 팝스타이자 배우인 정수문과 대만 배우 장효전의 연기가 돋보이는 '웰메이드' 작품이기도 하다.

우국남 감독은 장이머우 감독의 조감독 출신답게 스토리와 플롯의 진부함을 넘어서는, 화려하면서도 균형 잡힌 연출력을 보여주는데, 연출뿐 아니라 촬영과 편집도 괜찮다.

한편 남자 주인공 보의 과거 직업을 스카이다이버로 설정한 이유는 아마도 마지막 장면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보와 엽옥이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모습은 진부한 스토리 안에서도 가장 독창적이고 볼 만한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두 사람이 진정한 결합을 위해 절정으로 치닫기 전에 결정적인 이별의 위기에서 보여주는 서로의 행동은 동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해외 평론가와 팬들은 영화의 스토리가 뻔하고 톤도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지만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에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국남 감독은 2013년 폭스바겐의 후원으로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단편 'Extreme Pursuit'(아래 두 번째 영상)를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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