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Planet of the Apes, 1968' 원숭이 행성이 찰톤 헤스톤에게 안긴 절망

'혹성탈출'은 '빠삐용', '패튼 대전차 군단'의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이 연출한 1968년작 SF 영화로, '콰이강의 다리'의 원작자이기도 한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의 1963년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서기 2673년 3월. 테일러(찰톤 헤스톤) 일행을 태운 우주선이 정체를 모르는 어느 행성에 불시착한다. 이론상으로 서기 3978년인 그곳에서 테일러 일행은 인간과 흡사한 원시인들과 그들을 사냥하는 발전된 문명의 원숭이 무리를 발견한다.

원시인들의 가축화를 연구하는 원숭이 박사 지라(킴 헌터)는 목에 부상을 입고 붙잡힌 테일러가 언어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하지만 원숭이들이 테일러를 그저 특수한 경우라고만 여기고 그를 거세하려 하자 테일러는 감옥에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혹성탈출'은 그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혔고 미국영화협회가 선정하는 SF분야 최고의 영화 10편의 후보에도 오른 작품이다. 인간의 오만한 문명이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고전적 메시지를 던진 이 작품은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어 속편이 네 편이나 더 제작되었다.

또 과거에는 새 영화가 TV에서 방영되기까지 지금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1973년에 미국에서 이 작품이 처음으로 방영되자 피겨와 장난감 등 관련 상품의 매출이 급상승하는 파급 효과를 낳았다. 

원작자인 피에르 불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영화화가 이루어지자 많이 놀랐다고 한다. 당시에 영화화가 쉽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말하는 원숭이의 등장에 있는데 존 챔버스가 이끈 80명의 분장 팀은 그때까지 나왔던 최고 수준의 특수분장을 선보임으로써 영화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특수분장은 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원숭이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휴식시간에도 분장을 한 채로 있어야 했고 식사도 빨대로 해야 했다고 한다. 휴식시간이 되면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가 자연스럽게 같은 종류끼리 어울려 다니는 재미난 광경이 펼쳐지곤 했다고.

'혹성탈출'은 마지막 장면(아래 첫 번째 영상)이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는데 지금이야 영화에서 '반전'이라는 개념이 흔하지만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대단한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매트 페인팅 기법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원작 소설에서는 다른 행성에서 원숭이들을 피해 지구로 돌아온 주인공이 충격적인 현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2001년에는 팀 버튼 감독이 이 작품을 리메이크하기도 했고(아래 두 번째 영상), 2011년에는 시리즈가 리부트되어 현재까지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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