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봇 Hot Bot, 2016' 로봇을 사랑한 더그 헤일리

'핫봇'은 마이클 폴리쉬 감독이 연출한 저예산 SF 코미디 영화다. 마이클 폴리쉬 감독은 쌍둥이 형제인 마크 폴리쉬와 함께 각본을 썼고 제작도 담당했다.

한 독일회사가 인공지능 성인용 여자 로봇인 핫봇을 제작한다. 이 로봇은 미국에서 아직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는데도 유타 주 상원의원 바이터(래리 밀러)는 50만 달러짜리 최고급 모델 바르도(신시아 키르히너)를 주문한다.

바르도의 비밀스러운 운송은 두 FBI요원이 맡는데 도중에 바르도가 깨어나 차에서 달아나면서 일이 꼬인다.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두 친구 레오(잭 펄만)와 라이무스(더그 헤일리)는 도로에 갑자기 나타난 바르도를 차로 치고서 그녀를 라이무스의 집으로 데려온다.

바르도가 성인용 로봇임을 알게 된 레오와 라이무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지만 바르도는 라이무스의 어린 여동생이 읽어준 성경 때문에 원래 용도와 달리 정숙한 로봇으로 변모한다. 게다가 바이터 의원의 명령을 받은 두 FBI요원이 바르도를 되찾기 위해 추적을 시작하는데.

'핫봇'은 '그녀'나 '엑스 마키나'처럼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장르는 물론이고 완성도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보니 해외 평단과 팬들의 부정적 반응을 사고 있다.

주인공이 성인용 로봇과 사랑에 빠지고 그 로봇을 지켜내려는 과정에서 자신의 참된 모습을 깨닫고 가까이에서 사랑을 찾는다는 플롯은 얼핏 그럴듯하게 들리긴 하지만 드라마의 구성은 코미디임을 감안하더라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주인공 라이무스가 로봇을 사랑하게 되는 동기가 제대로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데 있다. 캐릭터를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고 그저 그가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경험이 없는 지질한 십대라는 사실만 내세워서는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기가 힘든 것이다.

다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친구 레오가 극중 내내 마구 내뱉는 코믹한 막말 대사나 라이무스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오정 같은 엉뚱한 캐릭터는 이 영화가 코미디임을 상기시키며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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