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 키스 Bela Kiss: Prologue, 2013' 희생자들로 점철된 부다페스트의 뱀파이어 전설

'벨라 키스'는 20세기 초반 영영 사라진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 연쇄살인마 벨라 키스의 실화에 바탕을 둔 독일 미스터리 공포영화로, 루시앙 포스트너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그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16년 7월 29일 부다페스트 인근의 한 저택. 세 명의 병사가 전투에 필요한 물자를 구하기 위해 그곳에 나타난다. 그들은 곧 여러 개의 드럼통을 발견하지만 안에 든 내용물은 기름이 아닌 악마의 짓이라 할 법한 끔찍한 것들이다. 저택의 주인이자 연쇄살인범이었던 벨라 키스(루돌프 마틴)는 당시 20명이 넘는 여성들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게 쫓기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거의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은행을 털고 도피 중이던 줄리아(크리스티나 크레브)와 펠릭스(벤 벨라 봄), 피터, 소피(제니나 엘킨)가 리더인 닉(파비안 스툼)을 따라 계획한 대로 한적한 숲 속에 있는 호프만 호텔로 숨어든다. 하지만 기묘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그 호텔에서는 의심스러운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는데, 그 와중에 닉은 누군가와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다.

저예산 영화인 '벨라 키스'는 플롯 자체도 진부하지만 내러티브 전개의 실패로 이야기가 복잡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야기의 배경과 전모를 파악하기 힘든 플롯 형식과 디테일을 살리지 못한 연출은 관객에게 서스펜스나 서프라이즈를 주지 못하고 지루함만 안길 뿐이다. 피가 튀는 고문 장면들도 있지만 비주얼만 강조하다 보니 공포감을 주는 데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벨라 키스'는 감독인 루시앙 포스트너를 포함해 프랑스의 한 영화 학교 학생들이 졸업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전설적인 연쇄살인범 벨라 키스의 이야기에 끌린 그들은 투자자에게 자금을 받아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고 한다. 한편 벨라 키스 역의 루돌프 마틴은 영화 '다크 프린스'와 TV 시리즈 '뱀파이어 해결사'에서도 뱀파이어 역할을 맡은 바 있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연쇄살인범의 행방처럼 미스터리한 작품', '돈이 아닌 상상력이 부족한 영화', '디지털이라는 값싼 방식이 만들어낸 멍청한 공포물', '뒤죽박죽 된 실패한 서사', '정작 벨라 키스에 대한 뒷이야기는 허술하다', '프롤로그가 아닌 에필로그라고 해야 더 정확하며 속편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등의 부정적 의견이 많다.

반면 '초반부는 꽤 괜찮다', '줄리아 역의 크리스티나 크레브의 연기가 빛난다', '범죄, 스릴러, 공포의 다양한 장르와 동화의 매쉬업', '탁월한 편집과 촬영, 기괴한 스토리와 멋진 분위기를 가졌다' 등의 호평도 없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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