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엘 L-エル-, 2016' 히로세 아리스가 연기하는 여자의 일생

영화 '엘'은 일본 록밴드 잔다르크의 보컬 '야스'의 솔로 프로젝트인 '애시드 블랙 체리'(Acid Black Cherry)의 네 번째 앨범을 바탕으로 '시노비'의 시모야마 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판타지 드라마다.

색깔이 없는 '라비앙 로즈'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엘(히로세 아리스)과 소년 오베스(후루카와 유우키). 그림을 그리는 오베스와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엘은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엘의 부모가 배 침몰 사고로 사망하고 엘이 숙부의 집에서 자라면서 그녀에게 연정을 품은 숙부는 오베스와 엘의 관계를 질투한다.

어느 날 엘은 숙부가 오베스의 그림을 전부 찢어버리고 자신을 겁탈하려 하자 오베스에게로 달아난다. 오베스는 그림을 다시 그려달라고 부탁하는 엘에게 웬일인지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뜬다.

실망한 엘은 떠나달라는 숙모의 간절한 부탁으로 혼자서 도시인 '세라비'로 떠난다. 홀로 남은 오베스는 엘을 그리워하며 그녀를 기다린다. 엘은 세라비에서 다른 남자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들은 엘에게 상처만 남기는데.

영화 '엘'은 진정한 사랑을 찾고자 했던 여성의 슬픈 일생을 다룬 시적이고 서정적인 세계관의 작품이다. 음악 앨범의 영화화라는 독특한 시도를 위해 올 세트 촬영에 매트 페인팅과 VFX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고. 특히 감독은 눈으로 보는 록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야기와 연출에서 특별한 것은 없지만 엘이라는 여성의 일생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연대기적 구성으로 결국에는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끌어내기는 한다. 영화는 동화나 뮤지컬 같은 느낌의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근, 현대의 유럽풍 배경과 미술, 그리고 의상과 소품들이 배치되고 서구식 이름들을 가진 일본인들이 등장한다. 한편으론 영화 '물랑 루즈'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그 만듦새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해외 팬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지만 부정적인 평가가 훨씬 더 많았다. '그냥 장편 뮤직 비디오일 뿐', '아마추어 수준의 엉성한 영상', '영화 속의 세계는 일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원작도 문제가 많더니 영화도 그렇다', '의미 불명의, ABC나 배우들의 팬이 아니면 볼 필요가 없는 영화', '카바레 장면에서 히로세 아리스가 너무 서투르다', '영화를 본다기보다는 무대를 보는 듯하다' 등의 혹평이 쏟아진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이 울게 만든 영화', '마음에 남는 영화', '라스트가 좋았다' 등의 호평도 있었다.

한편 2015년에 발표된 애시드 블랙 베리의 '엘'은 사랑을 주제로 엘이라는 가상 인물의 고독하고 파란만장한 일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곡들이 전개되는 독특한 컨셉을 가진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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